인천 전자랜드 '육각 슈터' 조우현(32)이 모처럼 좋은 활약을 펼치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조우현은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F와 경기에서 13점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4개씩 기록하고 가로채기도 3개를 해내며 팀의 86-77 승리를 이끌었다.

   연봉 2억5천만원으로 팀내 2위인 선수 기록 치고는 별 것 아니지만 올 시즌 조우현의 성적을 돌아보면 분명히 의미가 있는 수준이다.

   조우현은 올 시즌 이 경기 전까지 겨우 4경기에 나와 평균 2.5점, 0.5리바운드, 1.3어시스트의 초라한 성적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날 21분만 뛰고도 특히 KTF의 추격이 거세던 4쿼터 고비에 3점포 2방과 가로채기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된 것이다.

   조우현은 "그 동안 항상 배고팠다. 몸 상태는 괜찮았는데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해줘 내가 들어갈 때 리듬이 깨질까봐 투입될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같다"면서 "벤치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이 올 시즌 5경기 째 나온 것인데 앞으로는 공을 잡으면 림만 보는 선수가 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즉 자기 득점에만 신경을 쓰는 플레이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조우현은 "우리 팀에 (이)한권이나 (정)영삼이 같은 선수들이 골을 넣어줘야 팬들이 더 좋아할 것이다. 나는 그 선수들이 더 편하게 득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겠다"면서 "아직 상대 선수들은 나를 공격적인 선수로 알기 때문에 내가 골밑을 파면 두 명이 달려온다. 그럴 때 적절하게 비어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조)우현이가 살아난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 활짝 웃었다.

   지난 해 5월 결혼한 조우현은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했다. 그는 "결혼 전인 지난 시즌에는 어린이집 선생님인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에 와서 응원도 하고 했는데 올해는 내가 뛰지 못해 아마 속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내와 딸이 많은 힘이 돼줘 자칫 방황할 뻔 했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조우현은 "내 시즌은 이제 시작된 것 같다. 후배들이 팀을 6강으로 이끄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남은 시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