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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해봉 동측사면 골프장이 들어서는 자리에 산봉우리 절반이 깎여 나갔다. 녹색연합 장정구 국장이 허무한 듯 공사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느린 걸음으로도 4시간 산행이면 족히 이를 거리였다. 호젓한 산길이 지루할 정도로 이어진, 순하디 순한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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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산경도
한남정맥 탐사 마지막날인 지난 해 11월24일. 탐사단은 안성시 죽산면 장릉리 녹배고개에서 출발해 도덕산과 관해봉을 거쳐 칠장산에 올랐다. 이 구간에서도 역시 산을 깎아 골프장을 만드는 공사가 2곳에서 진행 중이었다. 관해봉(360) 동쪽 사면은 절반 가량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포클레인은 곳곳에서 땅을 팠고, 대형트럭 50여대가 현장을 돌며 흙을 퍼날랐다.

이 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목장이 있던 자리였다. 서쪽 사면에는 채석장이 있었다. 삑삑 신호음과 함께 육중한 기계음이 산길까지 전해졌다.

인근 경고판에는 "이 지역은 발파지역으로서 암석이 무방향 비산, 낙하하므로 극히 위험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탐사에 참가한 인천녹색연합 서영길(51) 회원은 "돌이 떨어지면 등산객은 알아서 피하라는 건지…"라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탐사단은 이날 오후 4시30분 헬기 이착륙장이 있는 칠장산 정상에 올랐다.

칠장산은 한남금북정맥과 금북정맥, 한남정맥이 맞닿은 곳이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한남금북정맥이 갈라지고, 칠장산에서 한남정맥이 뻗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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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파지역 마루금길에 돌덩어리 낙하 위험을 알리는 경고판이 서 있다.
녹색연합 신정은(29·여) 간사는 "백두대간이 널리 알려졌지만 여기서 뻗어나간 정맥들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라며 "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도권에서 한남정맥은 일종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탐사단은 한남금북정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산을 내려왔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탐사는 '천년고찰' 칠장사가 있는 안성 죽산면 칠장리 산직마을에서 끝이 났다. 마을에서 바라본 동서쪽 마루금(산등성이)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탐사일정 2007년 11월24일: 도덕산~칠장산

■ 한남정맥 시민탐사단 참가자: 굴포천 살리기 시민모임 노현기(44·여) 회원, 인천녹색연합 장정구(36) 국장·신정은(29·여) 간사·서영길(51) 회원, 경인일보 인천본사 정치부 김명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