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8시대에 맞는 가족 중심의 시트콤입니다. 부성(父性), 교육, 노인 등의 이야기를 주로 다룰 예정입니다."(이민호 PD)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일일 시트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MBC가 이번에는 교육 문제를 비롯해 아버지와 노인 등 소외된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재구성한 시트콤 '코끼리'(극본 김균태 등, 연출 이민호ㆍ김준현)를 준비했다.

   21일 오후 8시20분 첫 회를 방송하는 일일시트콤 '코끼리'의 제작발표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주현 권해효 이병준 윤해영 등 출연진과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뉴논스톱' '!느낌표' 등을 거쳐 이번 시트콤의 연출을 맡은 이민호 PD는 "소외되고 있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를 다룰 생각"이라며 "40대 가장이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함께 어른의 시각으로 본 고등학생의 모습을 통해 교육 문제에 대한 고민도 전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또 "닭살 커플인 주현-김창숙 커플을 통해 노인의 이야기와 그들의 사랑도 코믹하게 그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트콤은 개코, 싸이코, 딸기코 등 '코'자로 끝나는 별명을 가진 캐릭터가 빚어내는 이야기를 다루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얻으려고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는 부동산 부자 '개코' 주복만(이병준)과 그의 담임선생님 '싸이코' 국영수(권해효)'의 앙숙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 축을 이룬다. 국영수는 부인과 사별한 후 세 딸을 키우며 주복만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다.

   권해효는 "2008년 한국의 현실에서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아버지가 온전한 상태일 리 있겠나"라며 "기쁨과 슬픔의 감정 차이가 심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두 사람의 첫사랑과 닮은 외모의 '무심코' 윤해영이 끼어든다. 윤해영은 '무심코' 던진 한 마디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주복만과 국영수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킨다.

   윤해영은 "내 캐릭터의 웃음 포인트는 능청스러움"이라며 "드라마 '보고 또 보고' 이후 한동안 공주병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맡게 됐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주현은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술을 좋아하는 '딸기코'로 등장한다. 주복만과 주복수(문세윤)의 아버지로 허풍이 센 캐릭터다.

   "요즘 드라마는 방송을 장악한 10~20대 위주죠. 가뜩이나 소외된 노인들이 드라마에서 더욱 소외되고 있는 셈입니다. 드라마에서라도 젊은이와 노인의 간격을 메울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와야 해요. 이번 시트콤은 교훈적이면서도 전 연령층이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개 코미디 등에서 주현의 성대모사를 해 인기를 모은 개그맨 문세윤이 주현의 극중 아들로 출연한다는 점. 이에 대해 문세윤은 "데뷔 후 주현 선배님과 함께 CF를 찍고 연기를 해 보는 게 소원이었다"면서 "이렇게 한 시트콤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시트콤은 작가 14명이 집단으로 집필하는 독특한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김균태 작가는 "내가 각색과 함께 전체 줄거리와 대본을 정리하고, 5명의 대본 작가가 매주 아이템 및 극본을 마련한다"며 "그 외 작가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분업화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