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는 '특보'나 '교수'와 같은 전문가 집단의 경우 지역에서 성장한 전통적 정치인이기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외부 실력파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 학벌이나 인맥으로 기반을 다잡아온 지역 토박이 정치인들은 중앙에서 내려온 성격이 강한 이들 전문가 집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원 권선에 출마한 이미경 예비후보의 경우, 경기도청과 제2청에서 여성국장을 지냈던 인물로 지역 사회에서 기반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외에는 서울 등 중앙정치에서 활동했던 인물이 대부분이다.

고양시 일산 동구에 출사표를 던진 정군기 예비후보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 후보 및 선거대책위원회 팀장과 언론특보를 맡았던 인물이다.

언론특보를 맡기 전 SBS에서 국제부장을 맡았던 정 예비후보는 이후 중앙 정계에서 활동하다 이번에 경기지역으로 내려와 지역에서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바로 곁에서 도왔다는 것을 주무기로 지역에서 얼굴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 예비후보와 공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사람들은 이명박 당선인의 '측근 중 측근'으로 평가받는 백성운 전 행정부지사와 고오환 전 도의원이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상근특보를 지낸 한나라당 이명우 예비후보도 고양시 덕양갑에 출마하면서 전 과학기술부 차관까지 지낸 행정통 권오갑 한양대 석좌교수, 손범규 고양 덕양갑 당협위원장 등과 공천 레이스를 벌일 전망이다.

도내 선거구 중 가장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상되는 화성시에는 수명의 '특보'들이 지역 인사들과 각개전투를 벌일 양상이다.

화성시에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를 지낸 남주헌 신성대학 교수, 이명박 후보 정책특보를 지낸 한종석씨,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대외협력특보를 지낸 김성회 박사 등이 '특보'라는 이름을 걸고 화성시에서 경합 중이다.

이들은 특보끼리의 경쟁 외에도 고희선 현 의원, 강성구 전 의원, 박윤구·정연구 전 도의원 등 지역에서 유명한 인사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해 화성이 가장 치열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에게 정책적 조언자가 되었던 교수들도 정치인의 꿈을 안고 총선에 뛰어들고 있다.

안성 출신의 장원석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장은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꿈은 이뤘다"며 "이제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출마의사를 밝혔다. 장 교수는 농업전문가로 이명박 후보의 농정자문위원장을 맡아 왔다.

경기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정형만 전 제천기능대학장도 이번 총선에 성남 중원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며, 서정대학장을 지낸 김흥용 교수는 양주·동두천시에, 조성민 한양대 법대 교수는 하남시에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