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은 많이 겪어서 괜찮습니다. 발 밑에다 의자 같은 걸 놓고 자야죠."

남자핸드볼대표팀 에이스 윤경신(35.독일 함부르크)은 203㎝의 키를 이용해 상대 수비수 머리 너머로 말뚝을 박듯이 꽂아 넣는 강슈팅이 일품이지만 너무 큰 키 때문에 불편할 때도 많다.

   30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재경기를 앞두고 대표팀과 함께 28일 도쿄에 도착한 윤경신은 도쿄 하마마츠초의 치산호텔 방에 들어선 뒤 '이번에도 다리를 쭉 못 펴고 자겠구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지난 9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에서 열린 기존 예선 때도 윤경신은 짧은 침대에서 잘 수 밖에 없었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아예 침대를 포기하고 매트리스를 구입해 바닥에서 자기도 했다.

   이 호텔은 3성급 비즈니스호텔이어서 방도 좁은데다 침대도 보통 사람들이 잘 수 있는 크기인 까닭에 윤경신처럼 키가 큰 선수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번 재경기의 경우 갑작스럽게 일정이 결정됐기 때문에 숙소를 물색할 때 선수들의 큰 키에 맞는 침대를 보유한 호텔을 찾기가 힘들었다는 것이 일본핸드볼협회의 설명이다.

   일본협회는 특히 입시 시즌인 요즘에는 도쿄 시내에서 한국의 남녀 대표팀이 모두 들어갈 수 있도록 50개 이상 빈방을 한번에 예약할 수 있는 호텔이 거의 없어 어쩔 수 없이 이 호텔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감독은 "일본 측에서 일부러 그런 호텔을 잡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다른 선수들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윤경신의 경우 어쩔 수 없다고 본인도 생각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그동안 각종 대회를 다니면서 많이 겪어본 일이어서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