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아동이 생활하고 있는 인천 동구 보라매보육원의 경우 설 연휴기간 고정적으로 후원해 주는 몇몇 지역 기업체와 관공서를 제외하면 일반인들이 접수한 후원금이나 물품은 고작 5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지난해는 그나마 몇몇 독지가들이 후원한 각종 부식물과 간식류 등으로 나름대로 명절 음식을 풍성하게 장만할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후원 받은 물품의 대부분이 생필품이어서 법인에서 시설 운영비로 책정한 예산으로 간단하게 음식을 장만해야만 했다고 한다. 썰렁한 설 대목을 지낸 것이다.
특히 이 곳에선 신학기가 되면 명절을 전후해 들어온 후원금으로 아이들의 옷과 학용품을 사주고는 했지만 금년의 경우 후원금이 없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월 9천원의 보조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처지다.
보라매보육원 오치호 사무국장은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보조금이 적어 명절 전후로 기부 받은 후원금을 보태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구입해 줬지만 금년에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 같다"며 "시내 다른 아동복지시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아동복지시설 뿐 아니라 시내 20여 곳의 노인복지시설들도 마찬가지다.
명절이 되면 가족의 품이 더욱 그리운 노인들이지만 수년전부터는 찾는 사람들이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자매결연을 맺은 관공서와 일부 지역 기업체들의 방문만이 이들의 유일한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협성양로원 신지연 원장은 "금년 설에는 후원이나 기부금과 관련한 문의가 한 건도 없었다"며 "후원의 발길이 끊기면 시설 운영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해야 하기 때문에 더 좋은 생활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