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이집트 순방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결심을 굳혔다. 장관 역할 잘 했지만 국민의 바로 옆에서 기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권유하셨다. 개인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이고 도전이라 생각했다. 정통부 장관직을 받아들일 때도 이랬다. 2003년 2월27일 대통령께서 전화를 했는데 10년뒤 먹고살거리를 만드는데 내가 꼭 필요하다며 봉사하라고 하셨다. 장관하면 매년 100억원씩 까먹는데도 안하겠다고는 못하겠더라. 바로 그날 오후 3시에 운전기사도 비서도 없이 혼자가서 임명장 받았다.”

-삼성 CEO, 정통부장관 등 그동안 최고 지위에 계속 발탁돼 왔는데 이번에는 스스로 표를 얻어야 한다. 여당의 지지율도 그렇고 여러가지 측면에서 표를 얻을 만한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은데.
“삼성으로 간 것은 발탁이 아니었다. 삼성에서 백지수표를 제의했다는 항간의 소문도 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그때 삼성이 무지 어려울 때다. 당시 우리나라가 반도체로 일본에게 얼마나 수모를 당했나. 일본 한번 이겨보자, 집어삼켜보자고 덤볐다.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좀 빠르게 승진했다. 하지만 메모리 분야에서 계속 폼잡고 잘 살 수 있었는데 비메모리분야로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도전했다. 2002년에는 결국 소니도 제쳤다. IBM을 뛰쳐나올때 반도체 분야의 성공가능성은 '제로'였다. 디지털 백색가전으로 소니에 도전할 때도 역시 많은 사람이 무모하다며 말렸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지지율 20%에서 출발하지 않나. 화끈하게 도전할 것이다.”

-경기도 3만달러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양극화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이다. 여성인력과 연세 드신 분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일자리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사부담이나 육아 등의 문제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업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 보육센터 등을 늘리고 사회적 일자리를 동시에 묶으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돌아가게 할 수 있다. 경제는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투자유치도 멋있고 중요하지만 내실이 있어야 한다.”

-3만달러 달성에는 많은 변수가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 임기중에 가능한가.
“단기적으로 추진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4년임기동안 못할 수도 있다. 많은 정치인들이 다급하게 하다 일을 그르치곤 한다. 소신껏 길게 보고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균형발전과 분배로 상징되는 참여정부와 진 후보가 추진하려는 성장중심의 경기도는 '코드'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일단 복지정책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데 차이가 없다. 동전의 양면이기도 한데 최선의 복지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성장이 필요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낙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가 부각되다보니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일뿐 본질적으로 같은 철학을 갖고 있다. 마라톤에서 선두그룹에 뛰는 사람은 세계기록을 깨야한다. 하지만 그 뒤에서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과 낙오자들을 앰뷸런스에 태우고 오면 되는 것이다.”

-손학규 지사는 수도권 규제완화로 정부와 줄곧 싸워왔다. 이해찬 총리와 설전을 벌인 뒤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했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해 어떻게 정부를 설득할 것인가.
“수도권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나만큼 뼈저리게 느낀 사람이 또 있겠나. 삼성 사장할때 화성에 기흥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려 했지만 못했다. 눈물을 머금고 충남 온양에 세우기 위해 기초공사까지 했다 취소하고 뒤늦게 허가를 받아 화성에 지었다. 정통부 장관 재직시에도 파주 LG필립스 유치 등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노력했다. 경기도를 위해서는, 더 나아가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당정회의에서 얼굴 붉히지 못할 것도 없다. 필요하면 싹싹 빌 수도 있다. 명분을 갖고 설득하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를 없애고 100만명 안팎의 30~60개 시를 신설하는 방향의 행정구역 개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단계를 줄여야 한다는데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이 도를 없애는 것인지 아니면 광역시를 신설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성남, 안양, 시흥, 안산, 의정부, 동두천 등 도내 대도시들이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로 갈등을 겪고 있다. 해소방안이 있나.
“큰 틀에서 서울의 강북 뉴타운개발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되 주민들의 재입주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행하겠다.”

-민선 3기 동안 도지사들이 모두 대권에 도전했다. 지사가 된다면 이후 대권에 도전할 의향도 있는가.
“삼성 사장할 때도 장관할 생각은 없었다. 또 정통부 장관재직시에도 이후 정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