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4·9총선 공천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비상이 걸렸다.

이명박 당선인측에 비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이 느끼는 공천 탈락의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장 이 당선인 핵심 측근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정두언 의원 등 대부분 지역구가 경쟁상대가 없는 '단독 신청' 지역인 반면 박 전 대표의 경우 지원자가 몰려 당장 공천 티켓을 놓고 살얼음판 경쟁을 해야 할 형편이다.

경기 인천의 경우도 이 당선인측 인사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은 대체로 경쟁자가 없거나 많지 않은 반면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의 지역구에는 지원자가 몰려 이같은 양상을 뒷받침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박 전 대표측 원외위원장이 많아 교체가 상대적으로 수월한데다, 현역 의원 지역구의 경우에도 '친이' 인사들과 힘겨운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인 윤건영 의원과 맞붙게 된 한선교(용인 을)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같이 재선을 노리는 두 의원중 윤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이 당선인 캠프에서 활약했고,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아 양 진영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경쟁이 치열해졌다.

5선 고지를 앞두고 있는 이규택(여주 이천) 의원도 이 당선인측에서 유승우 전 이천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유 전 시장의 복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양일산을의 김영선 의원 역시 이 당선인측과 정치적 연대를 꾀한 뉴라이트 고양연합 고문을 지낸 백병훈씨 등의 도전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원외 인사의 경우 지역 지키기가 더 힘겨운 양상이다.

수원 영통에서는 박 전 대표측 임종훈 전 당협 위원장이 이 당선인의 측근인 박찬숙(비례대표) 의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경기도 조직 총책 역할을 한 전용원 전 의원도 무려 11명으로 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주광덕 변호사 등 상당수 신청자들이 이 당선인측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군포에서는 유영하 당협 위원장이 박승오 뉴라이트 전국연합 군포연합 상임대표와 송수일 6·3 동지회 사무총장 등 이 당선인측 인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고, 포천·연천의 고조흥 의원 역시 이 당선인과 가까운 박윤국 전 포천시장과 차상구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인천에서는 지역 조직을 총괄했던 이경재(계양 강화을) 의원이 이 당선인계의 박용호 전의원과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파주에서는 4선 고지를 눈앞에 둔 이재창 의원이 박 전 대표측의 황진하(비례대표) 의원을 방어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두 사람의 경쟁은 마치 '이-박' 대리전을 방불케 하고 있는데 누가 공천장을 거머쥘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