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공천신청 서류를 접수하기위해 기다리는 끝없는 행렬. 최종 공천 경쟁률이 각각 5.65대 1, 3.9대 1에 이르는 경기·인천지역은 계파 형성을 위해 낙하산 공천도 불사하는 당내 실력자들의 각축장으로 변질되면서 무수한 철새 정치인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지분싸움이다(?)'. 세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커지고, 결국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는 유효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이같은 자기사람 심기를 통한 세불리기 과정에서 '승리 지상주의, 당선 지상주의'에 빠져 아무런 지역적 연고도 없거나 심지어 이 지역, 저 지역으로 옮겨 다니며 선거에 나서는 '철새 정치인'들이 양산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에서는 대선 이후 '당권' 장악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4·9 총선을 앞둔 공천자 심기에 함몰되면서 이같은 철새 정치인 배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경기·인천 지역 정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리인격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측이 자파 소속 의원 및 위원장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의 면담에서 박 전 대표측이 자파 소속 위원장 80명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설이 나오는 이유도 이같은 경쟁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차기 대권을 목표로 뛰고 있는 강재섭 대표도 이번 공천심사위 구성권을 갖고 실질적으로 '강사람'(강재섭 지지파)들을 중심으로 세를 모으고 있어 실제적으로 18대 총선 공천은 '이재오-박근혜-강재섭' 경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경쟁구도가 잡히면서 인천·경기 등 연고권이 약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고 없는 인사들을 마구 배치하면서 공천 결과와 관계없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역을 근거로하는 현실 정치보다는 마치 세 싸움을 위한 '총알받이'로 측근들을 내려보냄으로써 지역 정치권이 갈등양상까지 빚고 있는 것이다.

'이재오 사단'의 경우 경기 49개, 인천 12개 등 선거구별로 자파 소속 인사들을 배치 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는 말이 무성할 정도로 지역 연고 없는 인사들의 경기·인천행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때 전국적으로 조직화한 6·3 동지회와 당 공부모임이었던 국가발전연구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친위부대를 형성한 양태다.

'김문수 사단'이기도 한 차명진(부천소사) 임해규(부천원미갑) 의원과 박찬숙(수원영통) 의원, 신상진(성남중원), 심재철(안양 동안을), 전재희(광명을), 이재창(파주), 정병국(양평 가평), 이윤성(인천남동갑), 이원복(인천남동을)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 계보로 분류된다. 원외에서는 박종운(부천오정) 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과 안형준(남양주갑), 박영규(시흥갑), 조진형(인천부평갑), 김해수(인천계양갑), 홍일표(인천남구갑), 송병억(인천서구·강화갑), 이규민(인천중·동·옹진), 배준영(인천남구을) 예비후보 등이 '이재오사람들'이다.

박 전대표 측의 경우 이규택(여주 이천), 유정복(김포), 한선교(용인을), 김영선(고양일산서), 이경재(인천서구·강화을) 의원을 중심으로 세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원외에서는 윤상현(인천남구을), 엄광석(인천중·동·옹진), 이학재(인천서구·강화갑), 유영하(군포), 박종희(수원장안), 김성수(양주), 홍장표(안산상록), 전용원(구리) 당협위원장 등이 박측 사람들로 통하고 있다.

강재섭 사단도 세 확산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인천연수에서 4선에 도전하는 황우여 의원과 인천계양을의 이상권 위원장이 대표적 강재섭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고조흥(연천 포천) 의원과 하남에 신청한 김인겸 교차로 중앙회장과 조흔구(의정부을)·김왕규(시흥을)·안상정(안성)·임종훈(수원영통)·이재영(평택을)위원장 등이 강 대표가 신경 쓰는 인사들이다.

최근에는 김문수 경기지사도 측근들을 일선에 배치해 중앙당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잘 키운 배지(국회의원) 하나가 우호적인 의원 10명보다 낫다'는 정치속설을 인식이라도 하듯 측근들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도청에서 자신의 입역할을 해온 최우영 대변인은 남양주을에, 이명우 경기도시공사 전 감사는 고양 덕양갑에 공천장을 냈다. 노용수 전 도지사 비서실장은 시흥갑에,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맡았던 김순택 전 보좌관은 시흥을에, 허숭 전 보좌관은 안산단원갑에 각각 배치했다. 김부회 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안산상록을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14일 한 자리에 모여 세과시도 보여줄 예정이다.

김 지사와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남경필(수원팔달) 의원도 '이번 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며 측근들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때 자신이 당에 추천 한 고희선(화성) 의원을 중심으로, 부친인 고 남평우 전 의원의 '그림자수행'을 맡아온 최규진 전 도의원을 분구 예상지역인 수원 권선구에, 오른팔격인 보좌관 출신 경윤호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상근자문위원을 고양 덕양을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때 인연을 맺었던 정찬민(용인갑) 전 중앙일보 기자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