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1,700선에 바짝 다가섰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65.67포인트(4.02%) 급등한 1,697.45, 코스닥지수도 13.64포인트(2.15%) 상승한 649.53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작년 11월26일 4.65%(82.45포인트) 급등한 이후 최대이며 상승폭으론 사상 4번째로 컸다.

   유가증권시장(853조2천200억원)과 코스닥시장(93조7천238억원)의 시가총액은 946조9천439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34조4천407억원 늘었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내놓은 1월 소매판매는 0.3% 증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가의 비관적인 예상(-0.3%)과 달리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세를 보이자 다우지수가 1.45% 상승하는 등 전날 뉴욕증시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4.27%)가 근 6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대만 가권지수(4.17%)가 급등 마감했으며 오후 3시28분 현재(한국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7%)와 홍콩 항셍지수(3.44%), 싱가포르 ST지수(3.14%) 등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해외 증시의 호조와 함께 옵션 만기일을 맞아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국내 증시의 상승에 기여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천753억원)와 비차익거래(2천183억원)에서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4천947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005930]가 3.31% 상승했고 POSCO(4.44%), 현대중공업(4.27%), 한국전력(2.44%), 국민은행(4.56%), 신한지주(5.65%), 현대차(2.96%)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소비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1월 소매판매 개선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연초 이후 미국의 경기 악화가 증시를 계속 괴롭혀왔음을 감안하면 오늘 상승 배경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발 악재가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신영증권의 이 연구원은 "경제지표는 추세적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며 "다음 주로 예정된 중국과 미국의 물가지표, 주택관련 지표들이 주식시장을 다시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