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다음에 우리가 추진하여야 할 국가적 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선진화'이다.
'선진화'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국가의 모든 면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결국 국가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가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는 국가간 이동이 불가능한 제도와 정책이므로 결국 선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수준의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국가 정책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정책연구시스템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선진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개편이 필요한 실정이다.
첫째, 정책연구시스템에서 정부와 국회는 정책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두 개의 축이다. 그런데 정부는 자체적으로 상당한 정책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0여개 국책연구소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국회는 자체적인 정책능력이 제한되어 있는데다 국회의 정책능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국회내 연구기능도 미약하다.
둘째, 정부의 정책연구기능을 지원하는 국책연구소는 단일이사회 체제로서 총리실 산하에 있기 때문에 과거의 각 부처 산하체제에 비해서는 연구에 대한 정부 개입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정부측 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책연구소 예산이 거의 전부 정부출연금과 정부용역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사회현상은 복잡다기하나 국책 연구소들은 대부분 한 개 분야에 전문화된 연구소로서 여러 분야의 사회현상을 종합으로 분석하는 다전공 협력연구에는 부적합하다.
넷째, 대부분의 국책연구소들은 한 개 분야에 전문화되어 있어 그 분야를 담당하는 해당 부처가 주요 고객이며 예산 또한 해당 부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부처는 단기현안과제의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므로 국책연구소는 중장기과제보다 단기현안과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끝으로 대학, NGO 등 민간부문의 정책연구가 최근 활성화되는 추세에 있으나 정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는 인력과 정보, 예산 등이 크게 부족하다.
따라서 정부는 정책연구시스템을 개편,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가전체의 정책능력을 높임으로써 '선진화' 추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진화 추진을 위한 정책연구시스템개편방향은 첫째, 국회의 연구기능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회 산하 일부 연구소를 통합하여 국회로 이관하여 연구중심 종합연구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국가 중장기 과제를 종합적 시각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회 산하 일부 연구소를 통합하여 국민경제자문회의 또는 대통령실에 두고 연구중심 종합연구소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나머지 연구소들은 정부용역연구소로 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연구회의 해체에 따라 정부 각 부처의 자체적인 정책능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으므로 각 부처는 필요한 정책연구 인력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이를 통해 정부, 대학, 연구소, 기업 간 정책연구 인력의 교류, 양성을 촉진해야 한다.
넷째, 국회와 정부의 정책연구를 지원하는 종합연구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연구소 소장 임기를 보장하는 한편 재원조달의 안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과 NGO 등의 정책연구 활성화를 위해 정부용역시장의 확대, 정책연구 생산자간 인력교류활성화, 정책정보의 공개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