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5월부터 계속된 연쇄 아동·청소년 성폭행은 김씨가 잡히기까지 1주일에 한 번꼴로 서구와 계양구, 경기도 등지에서 이어지며 어린 소녀 10명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부설)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13세 미만 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행 관련 상담은 모두 691건으로, 전체 성폭력 관련 상담 중 30%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상자를 20세 미만으로까지 확대하면 그 비중은 절반이 훌쩍 넘는다.
특히 지난해 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상담 가운데 강간으로 분류된 것은 총 17건에 달한다.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보면 가까운 친척에 의한 경우는 17.5%로, 전체적인 비중은 작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항할 수 없다'는 유아 및 어린이의 특성상, 아동 성폭행 피해 상당수가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동 성폭행을 비롯한 성범죄 피해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밝히길 꺼려하고 있어 그 피해 건수는 더욱 많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동 성폭력이 왜 심각한가=성폭행 피해는 어린 나이일수록 치명적이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들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증세가 성인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일부는 잠을 자지 못하거나 밥을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으로도 문제다. 성폭력 피해를 본 한 아이는 최근 질을 꿰매 향후 수술없이는 아이를 낳지 못할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단다.
아이를 보호해야 할 부모의 정신적인 충격은 자칫 2차 가정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
'자신이 잘 돌보지 못해 아이가 피해를 당했다'는 부모의 자책이 결국 부부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나 때문에 가정이 망가졌다'는 피해 아동의 자책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정원 성폭력상담소장은 "성인 여성에 대한 성폭행도 문제지만 특히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은 아이의 인생과 가정을 망칠 수 있는 범죄"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