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김포시>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던 김포시장 선거가 의외의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동식 현 시장이 불공정 경선을 이유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경구 한나라당 후보와 김동식 시장이 보수 성향표를 나눠 가지면 열린우리당 유영록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측에도 변수가 생겼다. 당초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김창집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열린우리당 지지층중 일부가 민주당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면서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과 무소속 모두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속 접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열린우리당 유영록 후보는 인구가 가장 많은 김포읍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현 유정복 의원에게 3천여표차로 석패했을 정도로 만만찮은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선이 끝난후에도 각종 활동을 통해 꾸준히 지역을 관리하면서 기반을 넓혀 온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측에서는 고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판세중에서 그래도 희망을 걸 수 있는 곳으로 김포를 꼽고 있다. 다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갈라설때 당적을 옮긴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경구 후보는 하성면 출신의 지역 토박이로 평생을 지역에서 생활해온 점을 내세우고 있다. 통진의 전통 민속놀이인 통진 두레놀이를 지방문화재로 등록시킨 것도 노인층의 표를 얻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3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김포를 위해 바쳤고 지역의 구석구석을 손바닥 보듯 하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보수층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치러진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여세에다 꾸준한 당의 인기도, 도농 복합지역인 김포 특유의 보수성향 등이 작용해 고지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자체진단을 내리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정리한 김창집 후보는 삼촌인 박종우 전 의원의 후광이 강하면서도 뚜렷한 후보가 없어 사분오열됐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을 결집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를위해 흩어져 있던 박 전 의원의 조직을 모아 재가동하는 한편 치과의사로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확보한 지지층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김 후보는 또 지역에서 활동중인 시민단체들의 지원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7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동식 현 시장은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에서 현역시장인 자신을 탈락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정치적 피해자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고 이에대한 동정론도 일고 있다는 것이 내부 분석이다. 김 시장은 또 지난 4년동안의 시정에 대한 긍정적인 지역여론과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는 인지도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맨처음 496만평으로 발표됐다가 156만평으로 축소되는 등 갈팡질팡하던 중앙정부의 김포신도시에 대한 정책을 끈질긴 협상을 통해 358만평으로 확정해 김포시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판세는 유영록 후보와 한나라당 강경구 후보, 무소속 김동식 시장의 3강 구도를 민주당 김창집 후보가 맹렬하게 추격하는 형국이라는 것이 지역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보수성향의 전통적인 김포민심의 향배와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유입인구의 투표참가여부, 젊은층의 투표율 등이 이번 선거를 가름할 방향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당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이번 선거의 두드러진 특성속에서 유권자들이 인물 중심의 투표를 할 것이냐 정당으로 판단할 것이냐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