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각료 청와대 수석 인선은 처음부터 애를 먹여온 일이다. 중앙인사위원회에 보관된 데이터베이스(DB)를 기초로 5천명이 넘는 인물들을 스크린했지만, 상당수가 투기의혹 비리연루의혹 등 갖가지 문제가 드러나 약식검증서부터 줄탈락됐다. 오죽하면 당시 한 인수위 관계자가 "정말 사람이 없어 큰 일이다"고 한탄까지 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 어렵사리 인선을 마쳤다 했다. 필요한 경우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면담을 통해 의심나는 점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그런데 명단발표 1주일도 안돼, 청문회를 해 보기도 전에 첫 번째 낙오자가 나왔다. 대규모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이 정도로 끝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도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된 후보자가 몇명 더 있다. 게다가 어디서 어떤 흠이 더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 많은 인물들 중 고르고 골랐다는데도 이 지경이다. 도대체 비리를 저지르지 않으면 출세를 못할만큼 우리 사회가 깊이 병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인지 참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 둘 다일 수도 있겠고…. 제사상에 올릴 사과는 시장에 다시가면 얼마든지 더 좋은 것들을 고를 수 있다. 그런데 물망에 오를만큼 소위 이렇다 하는 인물들 중에 다시 골라낼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들은 남아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