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농가 소득의 효자노릇을 했던 고로쇠 수액이 올해는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매년 2월말께면 고로쇠 수액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농민들의 일손을 바쁘게 했지만 올해는 기상 조건이 나빠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고 불리는 고로쇠 수액은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없어야 많이 나오는데 올해는 추운 겨울날씨가 늦게까지 이어지는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농민들은 수액 채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농민들은 고로쇠 수액은 3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추위가 늦어질수록 채취기간이 짧아 따뜻한 봄날이 빨리 오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매년 봄만 되면 하루 20ℓ들이 40여통을 생산했었다는 허모(59·북면 제령리)씨는 보름전인 2월 10일께 구멍을 뚫고 호수를 연결하는 수액 채취 장치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고 수액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 1통도 채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고로쇠 수액은 예년보다 1주일에서 10여일 늦은 다음달 초께나 돼야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가평군에서는 북면 명지산을 비롯한 대금산과 화악산, 연인산, 운악산, 축령산 등 10여개 지역 1천180여㏊의 청정산림내에서 120여농가가 고로쇠 수액채취 작업에 나서 연평균 38만여ℓ를 생산, 26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