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가했던 로버트 러니씨가 책을 보며 당시 상황을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22일 함경남도 흥남부두 철수작전에 참가해 배 한척으로 1만4천여명의 북한 피난민을 구출, '기적의 배'라는 별칭과 함께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한 미국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일등 선원인 로버트 러니(81·변호사)씨가 28일 냉전의 상처를 보듬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을 방문했다.

로버트 러니씨의 방문은 지난 2006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재향군인회로부터 '향군대휘장'을 받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문수 지사와의 인연으로 이뤄졌다.

이날 경기도 제2청사에서 김 지사를 만난 러니씨는 경기북부지역의 발전된 모습에 찬사와 함께 흥남부두 철수 당시를 회고하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러니씨는 "당시 수많은 피난민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면서도 동요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이 버텼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의 발전을 이룬 한국인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흥남부두 철수작전 당시 인명구출에 최선을 다해준 것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며 "당시 인명구조에 투입됐던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인류 평화의 상징인 만큼 분단의 역사와 평화의 염원이 상존하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광장 인근에 전시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미군 소장으로 예편한 로버트 러니씨는 1997년과 1998년 미 국무부의 요청을 받아 미군 실종자 유해 발굴작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이번 방한은 지난 2006년 재향군인회의 초청 이후 네번째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아 온 러니씨는 방한 기간 중 한미동맹강화를 위한 특별강연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