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9총선에 출마할 후보자를 확정하기 시작하면서 통합민주당과의 대진표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8일 첫 본선심사에서 전국 단수후보 지역 및 서울 경합 지역에서 모두 30여 명의 총선후보를 내정했다.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들 지역에는 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이 버티고 있는 격전지가 적지않다.

   특히 총선 판도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경기도 부천의 경우 숙명의 라이벌들간에 `리턴 매치'가 무더기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부천의 지역구 4곳에 현역 의원 2명, 원외 당협위원장 2명의 공천을 사실상 확정했다.

   부천 원미을은 이사철 전 의원과 민주당 단수후보인 배기선 의원간 4번째 맞대결이 확실시된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이 지역구가 생긴 뒤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일전을 펼쳤는데, 15대에선 이 전 의원이, 16대와 17대에선 배 의원이 각각 승리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지역구인 부천 오정도 비슷한 상황.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을 지낸 한나라당 박종운 당협위원장이 지난 17대 총선에 이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천 소사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의 출마가 확실해진 가운데 지난해 4.25 재.보선에서 차 의원에게 패했던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의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원미갑 역시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지난해 재보선에서 임 의원과 격돌했던 조용익 전 민주당 인권위원장이 `복수전'을 위해 3명의 당내 예비후보와 경쟁중이다.

   서울에서는 도봉갑이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재야 민주화운동의 대부격인 민주당 김근태 의원의 지역구인 이 곳에 한나라당은 `뉴라이트 운동'의 기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공천키로 했다.

   성동갑과 동대문을은 지역구 대 비례대표 현역간 대결로 흥미를 끈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의 지역구인 성동갑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간사를 지낸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반면 동대문을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을 상대로 민주당 비례대표인 민병두 의원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북을은 이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효재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내정받은 가운데 과거 이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신계륜 전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출마할 영등포을은 화려한 과거를 되찾으려는 김민석 전 의원과 비례대표 이경숙 의원 중 한 명이 민주당 대표선수로 나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출마할 서대문을의 경우 민주당이 전략 공천 지역으로 비워 놓았다. 정동영 전 통일장관과 비례대표 박영선 의원의 전략공천설이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