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종열(의정부보훈지청장)
봄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바람결에 간간이 꽃샘 추위가 시샘하는 3월은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민족의 제단에 신명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에 저절로 숙연해지는 3·1절이 있다. 2008년 무자년, 1919년 3월 1일을 기해 일어났던 항일 독립운동이 벌써 올해로 89주년을 맞이한다.

"吾等(오등)은 玆(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 此(차)로써 世界萬邦(세계 만방)에 告(고)하야 人類平等(인류 평등)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子孫萬代(자손만대)에 誥(고)하야 民族自存(민족 자존)의 政權(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 이는 1919년 3·1운동때 민족대표 33인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기미독립선언서의 서두이다.

89년전 우리들의 선열들은 조국의 광복과 민족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2천만 동포가 하나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분연히 일어나 총궐기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 헌병들의 만행적 발포로 많은 사상자와 중상자가 발생하였으며, 모진 고문 끝에 옥에서 많은 선열들이 장렬히 순국하셨다.

3·1독립운동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强占)한지 9년뒤인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난 우리 한민족의 일대 독립 시위 운동으로 일제의 가혹한 무단정치와 농민들의 경제적 착취 그리고 '고종황제(高宗皇帝)의 서거(逝去)가 일본인(日本人)에 의한 독살(毒殺)'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됨으로써, 한민족의 감정이 극도로 자극되어 마침내 구국의 항일 독립운동으로 폭발했던 거국적인 독립운동으로 우리 근대민족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대외적으로는 상해의 임시정부 탄생, 해외 무장독립운동의 촉진, 그리고 아시아의 다른 식민지 및 반식민지의 민족운동에 강한 영향을 끼친 거국적인 민족독립운동이다.

우리가 매년 3·1절을 기념하는 것은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역사적 사실로만 기리고자 함이 아니라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과 희생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미래로 나아가는 시금석으로 삼고 자라나는 세대에 가치관으로 제시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전세계인들이 놀란 괄목 상대의 경제성장은 어제의 일이 되었고 경기침체와 빈부격차의 상승으로 사회적 통합은 급격히 와해되고 있는 현재 우리에게 우리 민족의 해방뿐 아니라 나아가 여타 민족운동의 한 원동력을 제공한 것처럼 아래부터의 단합된 항일독립운동정신이 오늘도 계승, 발전되어 어려운 국내 정세와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민족으로 우뚝 섰으면 한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나비도 자기를 보호하고 지켜준 번데기 껍질이 없었으면 나비가 될 수 없고, 제 아무리 화려한 꽃이라 할지라도 뿌리가 없으면 피어 날 수 없듯이 오늘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이 풍요로움도 지난날 고난의 역사속, 그 굽이굽이마다 온 몸을 바쳐 이 땅을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제89주년 3·1절을 맞이하여 당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교훈삼아 온국민이 하나가 되어 우리들에게 밀어닥치는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21세기의 번영된 조국을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길만이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