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12일 4.9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이 순간 저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할 것을 국민에게 말씀 드린다"며 "종로구 출마를 통해 당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이명박 1% 특권층 정부의 독선과 횡포를 막아내는 수도권 대오의 최선봉에 서서 싸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종로 출마 결정은 비례대표 대신 지역구 출마를 통해 총선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이 지역에서 야당 대표 자격으로 도전장을 내밀어 수도권 바람몰이의 기폭제 역할을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50년 전통의 정통민주세력이 지금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막 산소호흡기를 뗀 상태에 지나지 않고,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격차는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2~3배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의 대표로서 저는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역구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탄생한 지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국민은 벌써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고 있고, 이 정부가 일반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1% 특권층을 위한 정부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이명박 정부가 이미 보이고 있는 오만과 독선을 견제할 우리의 역할과 사명을 느낀다"고 `견제론'을 제시했다.

   그는 "50년 민주세력 정통야당을 살리고 서민을 대변하는 건강한 야당을 세울 수만 있다면 저의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며 "서민을 대변하는 건강한 야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손 대표는 이 지역 출마설이 거론되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나 종로 예비후보로 활동중인 유승희 의원과 사전 상의하는 절차를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측근들에게도 이날 새벽 전화를 걸어 출마결심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서울 지역구 출마가 유력한 정 전 장관은 당초 서울 종로를 출마지의 하나로 검토했으나 손 대표의 갑작스런 종로 출마 선언에 예상치 못했다며 다소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유 의원은 기자회견 전 당산동 당사를 찾아 손 대표의 결정에 강하게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