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판교택지개발지구 공사현장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철근값 급등과 함께 콘크리트 펌프카 업계가 이날까지 한시 파업을 진행, 판교신도시 일부 구간의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19일에는 레미콘 업계가 파업에 동참키로 해 공사중단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판교신도시의 입주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펌프카 사업자협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판교 지구내에서 한시적으로 전 사업장에 휴무키로 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 야간 작업 등으로 펌프카를 이용해 작업을 시도하자 사업자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4시간여동안 항의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52짜리 펌프카의 하루 임대료는 110만~120만원으로 물가 표준품셈표에 명기된 220만원의 절반수준"이라며 "최근 급격한 유가 및 물가인상을 감안해 이를 160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건설업계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레미콘 업계까지 전면 파업을 예고, 판교는 물론 전국 건설현장의 공사중단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4%(수도권 기준) 인상 당시 올 8월말까지는 현 가격을 유지키로 했다"며 "현 상황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불법 중단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 순탄치 않은 협상을 예고했다.
결국 건설업계와 레미콘 등 원자재 공급업체 간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 개발중인 판교신도시의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보여 공사지연에 따른 입주 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현장의 공사중단은 건설사와 원자재 업체간의 문제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사지연에 따른 입주민의 피해뿐만 아니라 국가적 혼란마저 우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관계자들은 철근 구조물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를 붓는 아파트 공사의 속성상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당초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철근 부식과 층별 콘크리트 강도 차이로 건물 안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