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크리트 타설 차량인 펌프카 회사들이 납품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한시적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하남시 교산동 동화 펌프카 본사에서 한 직원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이 업체는 18일부터 정상영업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재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 대란과 콘크리트 펌프카 업계의 휴업에 이은 레미콘 업계의 파업 등으로 수도권 최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고 있는 판교 신도시의 입주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판교택지개발지구 공사현장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철근값 급등과 함께 콘크리트 펌프카 업계가 이날까지 한시 파업을 진행, 판교신도시 일부 구간의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19일에는 레미콘 업계가 파업에 동참키로 해 공사중단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판교신도시의 입주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펌프카 사업자협회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판교 지구내에서 한시적으로 전 사업장에 휴무키로 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 야간 작업 등으로 펌프카를 이용해 작업을 시도하자 사업자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4시간여동안 항의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52짜리 펌프카의 하루 임대료는 110만~120만원으로 물가 표준품셈표에 명기된 220만원의 절반수준"이라며 "최근 급격한 유가 및 물가인상을 감안해 이를 160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건설업계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레미콘 업계까지 전면 파업을 예고, 판교는 물론 전국 건설현장의 공사중단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4%(수도권 기준) 인상 당시 올 8월말까지는 현 가격을 유지키로 했다"며 "현 상황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불법 중단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 순탄치 않은 협상을 예고했다.

결국 건설업계와 레미콘 등 원자재 공급업체 간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 개발중인 판교신도시의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보여 공사지연에 따른 입주 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현장의 공사중단은 건설사와 원자재 업체간의 문제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공사지연에 따른 입주민의 피해뿐만 아니라 국가적 혼란마저 우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관계자들은 철근 구조물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를 붓는 아파트 공사의 속성상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당초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철근 부식과 층별 콘크리트 강도 차이로 건물 안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