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지방선거 경기도 선거판이 치열한 국지전으로 뜨겁다. 수도권 전멸의 위기에 처한 열린우리당은 1, 2개 기초단체장만이라도 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반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은 싹쓸이를 위해 촘촘한 그물망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경기도당은 싹쓸이를 막아낼 마지막 저지선으로 군포, 구리, 안성 등 3곳을 꼽아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 곳은 박근혜 대표의 테러사건이 있기전만 해도 우리당 후보들이 당지지도와 상관없이 선전하고 있던 지역이다.

경기도당은 지난주말부터 유권자들이 박 대표 피습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 평정심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포에서는 김윤주 시장후보가 한때 5%까지 뒤졌으나 지난 주말을 고비로 다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것. 이 지역에서 재선한 김부겸 의원은 “정치를 잘못한 죄값은 제가 받겠다”며 “군포 살림의 적임자는 오로지 김윤주 뿐”이라고 이성적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구리시장 선거에서는 박영순 후보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지역 출신인 윤호중 의원도 “제발 중앙정치의 잘못을 지방선거 후보에게 묻지 말아달라”면서 “별내선 조기착공과 지역발전은 박영순에게 맡기자”고 읍소중이다.

안성에서도 기류가 만만찮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때 연합후보로 나선 바 있는 한영식 시장후보는 “박근혜 태풍이 지나갔고 잠복된 표심은 모두 한영식의 것”이라면서 “뚜껑을 열어보면 놀랄 것”이라고 장담했다.
부천에서는 호남표와 40대 등 전통적 지지기반 표심이 깨어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배기선 의원은 “최근 민주세력표심이 깨어나고 있다”면서 “(시장후보는 장담할 수 없으나) 광역과 기초의원은 상당수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나라당=김문수 경기지사 후보와 31개 시·군 단체장 선거에서 '싹쓸이'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108명(비례대표 제외)을 뽑는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여세를 몰아 '압승'하겠다는 의지가 어느때 보다 강하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야당독주'를 견제해 달라는 열린우리당의 '읍소' 전략이 여론의 호응을 얻는 것으로 보고 한나라당 지지층을 더욱 단단하게 묶어내는데 막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김문수 후보 선대본부는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소용없다. 투표 안하면 끝이다'라는 홍보전으로 투표를 호소하는 등 당 지지층 결속 강화에 유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전개했던 장황한 유세전은 피하고, 유세차량을 이용해 취약지역을 돌며 “경제를 망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하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전략이다. 또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소외계층과 인력시장, 학생 밀집 지역을 돌며 한나라당의 취약층인 젊은층과 소외층 표심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박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경합지였던 양주와 가평, 양평 2~3곳도 이미 역전됐다고 보고 승세 굳히기를 통한 싹쓸이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 정수를 모두 공천하는 바람에 당내 경쟁이 더 치열한 기초의원의 경우 자칫 사표가 될 우려 때문에 “2명찍으면 다 떨어진다” “남편은 '가' 아내는 '나' 찍자”는 기표 방법 홍보에 열을 올리며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