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일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해외로 줄을 지어 나가고 들어오고 있다. 도시민 뿐만 아니라 농촌에 있는 농민 또한 이 대열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바쁜 농사일에 시간을 내어 관광이든 견학이든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북한·베트남 등 최근 구제역 발생국과의 인적·물적 교류 증가로 구제역 유입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잠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농림부·방역본부와 농협이 추진하는 '구제역특별방역대책' 기간이 시작됐다. 이는 구제역 발생 위험기간인 3월부터 5월까지를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 구제역 방역의식 고취 및 적극적인 방역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초동 방역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조치이다.

구제역의 심각성은 지난 2000년, 2002년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은 경험으로 알 수 있다. 2000년 3~4월에는 경기, 충남·북에서 발생, 살처분·매몰 2천여마리, 2002년 5~6월에는 경기·충북에서 발생, 살처분·매몰 16만여마리 그리고 직간접적 경제적 피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구제역은 소·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서 발병, 식욕저하로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A급으로 분류한 악성가축전염병이다. 주요 감염경로는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 감염된 육류·사료·물·공기 등을 통해 전파되며 인체감염은 되지 않는 질병이다.

구제역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첫째 바이러스의 전파속도가 빨라서 급속히 확산된다는 것이다. 둘째 주요 가축들은 거의 모두가 감염되며, 사육가축에 대한 경제성이 없어져 농가의 피해가 상당히 크다. 셋째 국제교역 규제대상 중 가장 중요한 질병으로 분류되어 있음을 들 수 있다.

또한, 구제역이 발생하면 축산업 생산성 저하 및 수출입 등 축산물 통상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되어 해외 수출길이 막힐 뿐 아니라 위생수준이 낮은 국가들로부터도 수입을 거부하기 곤란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축산업계의 큰 피해 발생 및 소비자 불안초래 등으로 우리나라 축산업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하지만, 구제역이 국내에서 최근 6년 동안 발생되지 않고 국제적으로도 발생이 감소됨에 따라 관심에서 멀어지고 긴장감 또한 저하되어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지난 3월1일 '위기경보 관심단계'의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는 구제역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방역대책상황실의 비상근무체제 가동 및 '가축질병'위기관리매뉴얼에 따른 유관부처별 대응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조치이다.

경기농협에서는 농림부의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지역본부 및 지역축협에 '특별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결의대회·소독시연회 등 각종 홍보행사 개최로 전사적인 방역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또한 지역축협의 방역역량 강화를 위해 방역장비 및 소독약품을 지원하고 양축가의 자율방역 책임의식 강화를 위한 지원 및 교육·홍보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역은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고 준비를 잘해도 이에 대한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방역 등 관련법규와 규정은 양축농가를 억제·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생(相生)하자는 것이며 내가 기르는 가축은 물론 이웃에 대한 배려다. 이는 청정축산을 향해가는 자긍심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