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작업이 완료되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4.9 총선 지역구 대진표가 속속 짜이고 있다.

   총선을 20일 앞둔 19일 오전 현재 여야의 후보대결 구도가 확정된 곳은 전체 지역구 245곳 중 59.6%인 146곳. 이 가운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전체 지역구 80%인 85곳의 대진표가 확정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는 단연 서울 동작을이 꼽힌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전략공천'한데 맞서 한나라당은 공천 내정자까지 바꿔가며 정몽준 의원을 긴급 투입해 `혈투'가 벌어지게 됐다.

   `동작 대첩'은 여야 거물급 인사간 맞대결이라는 의미 외에도 지난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가 명동유세에서 "우리에게는 추미애.정동영도 있다"고 말한 뒤 정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철회했던 `악연'이 있는데다 두 사람 모두 잠재적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두루두루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확정, 3선 고지 도전에 나서는 한나라당 박 진 의원과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게 돼 빅매치의 전장으로 떠올랐다.

   서울 한복판인 중구는 현역인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의 부인 신은경 전 KBS 앵커가 자유선진당에 입당, 한나라당 대변인 출신의 나경원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지면서 `여(女)-여(女)'의 흥미로운 대결구도를 갖추게 됐다. 두 사람 모두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추고 있어 아마조네스간 격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창조한국당에 몸담았던 정범구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추진하고 있어 3파전 가능성이 높다.

   동작갑은 전병헌 의원과 `친이' 성향의 권기균 부대변인간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동작에서 5선을 지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 곳에 출마키로 해 3자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 외에 도봉갑은 재야 민주화 운동의 `대부'인 3선의 민주당 김근태 의원과 정치 신인으로서 뉴라이트 기수인 신지호 후보가 이념대결을 편다.

   동대문을에선 작년 대선 당시 각각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창과 방패의 지략싸움을 벌였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대결한다.

   영등포갑은 `여전사 3인방'의 격전장. 기자출신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과 `노동계 마당발'인 민주당 비례대표 김영주 의원에 이어 민주노동당 이정미 대변인도 합세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양천갑은 `어제의 동지들'간 대결.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자유선진당 강삼재 후보, 손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특보였던 민주당 이제학 후보가 자웅을 겨룬다.

   은평을은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맞붙는 곳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정책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 지지율이 이 의원을 앞지르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연세대 선후배 관계인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과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은 서대문갑에서 세번째 `리턴매치'를 펼치고, 관악갑에서는 서울대 77학번 동창생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과 김성식 한나라당 후보가 2004년에 이어 두번째 대결에 나선다. 성동갑은 작년 한나라당 대선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던 진수희 의원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대변인을 맡았던 최재천 의원간 `입대결'이 주목된다.

   임채정 국회의장이 불출마하는 노원병에서는 한나라당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와 진보신당의 노회찬 의원이 붙게 됐고, 송파갑에서는 16대 국회의원과 송파구청장을 지낸 김성순 전 의원과 이계경 의원이 격돌한다.

   경기지역에서는 일산 고양갑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총리 출신인 민주당 한명숙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백성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이 신.구정권을 대리해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참여정부 때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내리 지낸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간 일전이 예고된 수원 영통도 관심지역 중 하나.

   부천 원미을에서는 네번째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민주당 배기선 의원이 3선 고지를 점령하러 가는 길에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천 오정에서는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박종운 한나라당 후보간의 두번째 대결이 펼쳐진다. 일산을에서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과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 김현미 의원간 `여성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양 동안갑에선 민주당 이석현 의원과 최종찬 전 건교부 장관, 부천 소사는 `친이'계의 차명진 의원과 대표적 친노 인사인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붙게 됐다. 여주.이천은 현역인 `친박연대'의 이규택 의원과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범관 변호사, 민주당 김문환 전 SBS 기자간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중원'인 충청지역 대결도 뜨겁다. 대전 중구의 경우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과 한나라당 강창희 전 의원, 민주당의 류배근 전 신행정수도 이전 대책위 부위원장이 맞붙게 돼 현역과 지역구 탈환에 나서는 전직 의원, 정치신인간 구도가 확정됐다.

   충남 홍성.예산에서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이,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의 지역구 `낙마'로 `무주공산'이 된 공주.연기의 경우 한나라당 오병주 변호사와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일전을 벌인다. 논산.계룡.금산에서는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는 이인제 의원과 한나라당 김영갑 변호사, 첫 여성장군인 민주당 양승숙 전 한전 감사가 각각 붙는다.

   경남.부산지역에서는 부산 사하을에서 민주당 조경태 의원과 한나라당 공천을 획득한 최거훈 변호사, 경남 김해을에서는 민주당 최철국 의원과 한나라당 후보인 송은복 전 김해시장이 맞붙는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입심'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