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총선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역구 의석 245석 중 111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이 사실상 이번 총선 승패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51석인 경기지역과 12석의 인천지역 등 63개 선거구의 승패가 원내 1당은 물론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기에 수도권 지역 판세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간 양자 대결 속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천한 탈당파 현역 의원들이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를 결성, 틈새 공략을 벌이면서 서로 물고 물리는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수도권 판세는 당초엔 한나라당 강세가 예상됐지만 대선 이후 '내각 인선' 파동과 공천 잡음 등으로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율이 높은 한나라당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면서 당내 수도권 지역 소장파를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총선 불출마 촉구와 새 정부 초기에 야기된 인사 문제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며 위기론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분란을 계기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사수 전략을 세우며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수도권 출신 대표인 손학규 대표를 내세워 오차범위가 예상되는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할 태세이며,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기반이 됐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켜 과반 의석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경기에서는 민주당 한명숙(고양일산동) 전 총리와 문희상(의정부갑) 원혜영(부천오정) 천정배(안산단원갑) 의원 등이 한나라당 정치신인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역시 현역인 이종걸(안양만안) 의원과 손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기우(수원권선) 정장선(평택을) 김부겸(군포) 우제창(용인처인) 의원도 만만찮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현역의원 벨트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인천에서는 송영길(계양을) 김교흥(서강화갑)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남경필(수원팔달) 임태희(성남분당을) 고흥길(성남분당갑) 전재희(광명을) 안상수(의왕·과천) 정병국(양평·가평) 정진섭(광주) 유정복(김포) 의원 등이 '경제 안정론'을 바탕으로 약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인천에서는 4선에 도전하는 이윤성(남동갑) 황우여(연수) 의원 등 다선 의원이 강세 분위기를 이어 나가면 새로 공천받은 정치신인들의 약진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혈전'이 예상되는 곳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맞붙는 수원영통구와 민주당 배기선 의원과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 간에 16년간 '악연'이 지속되고 있는 부천원미을도 관심 지역이다. 인천에서는 한나라당 조진형 시당 위원장과 문병호 의원의 리턴매치가 이뤄지고 있는 부평갑과 민주당 유필우 의원과 한나라당 홍일표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맞붙는 남구갑도 박빙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이규택(이천·여주) 한선교(용인수지) 이경재(인천서강화을) 이원복(인천남동을) 의원이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