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하남지역은 그야말로 박빙의 격전지로 꼽힌다.

기존 위치를 수성하려는 통합민주당 문학진 현역 의원과 한나라당 공천자로서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이현재 예비후보, 여기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긴 했으나 하남을 기반으로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유성근 자유선진당 예비후보 등이 서로 민심의 대변자가 되겠다며 경합하는 양상이다.

이들 모두 나름대로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하남지역 이슈인 광역화장장 유치 문제, 그린벨트 해제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서로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 어느때보다 유권자들을 고심하게 한다.

광역화장장 유치는 대부분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차별성을 가진 후보는 없다 할수 있고, 하남지역의 숙원인 그린벨트 해제 또한 모든 후보가 공감하는 바로 특이성이 부각되지 않는다. 교육, 교통, 문화면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의식하는 바가 비슷하다보니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공통현안을 배제한채 살펴보자면 한나라당은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이, 통합민주당은 현역의원을 배출했다는데서 각각 이점을 가진다.

이에따라 각 후보들이 얼마나 자신의 공약에 차별성을 강조하고, 민심을 잘 파악하느냐가 이번 총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초 10여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한나라당 하남지역 공천자로 낙점된 이현재 후보는 당의 지지를 바탕으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전 중소기업청장 출신으로 각종 현안을 해결하면서 드러낸 추진력 등을 강조하며, 하남 발전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복안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지난 20일 한나라당 경기 동·북부 공천자들과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상수원보호구역과 군사시설보호법 등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수도권 규제를 풀기 위해 공동 노력하겠다"며 정책공조에 합의, 관심을 모았다.

이 후보는 "공천자들이 정책공조를 통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집권여당의 강력한 힘을 빌려 수도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하남지역 경제를 반드시 살려낼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 여당 공천자로서의 역량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유성근 전 의원이 총선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이른바 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전략이 다소 차질을 빚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대 하남시출신 국회의원이었던 유 전의원은 공천탈락과 관련해 부당성을 주장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20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면서 총선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유 전의원은 두터운 지역지지층을 바탕으로 하남의 경제를 살리고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재선을 노리는 통합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다소 여유가 있다.

현역 의원으로 하남지역 현안에 밝은데다 꾸준히 벌이고 있는 광역화장장 유치 반대 입장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광역화장장을 막고, 신도시 유치와 개발제한구역 전면 재조정, 하남교육청 독립·신설 등을 통해 하남을 수도권 제일의 자족도시로 도약시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밖에 하남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평화통일가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도 선전하고 있다.

평화통일가정당 윤찬욱 후보는 "가정의 가치가 최고로 존중되는 정책을 펴 나가겠다"며 "경제대국을 넘어 도덕적 문화대국으로 나아가 조국과 민족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신청에서 탈락, 무소속으로 총선 예비후보자 명부에 이름이 오른 조성민 후보는 하남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지역현실에 밝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하남지역 유권자들의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유권자들이 안정적인 발전을 기대하는 보수성향에 한표를 행사할지 아니면 지역 최대 현안인 광역화장장을 고려한 한표를 행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