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언론인클럽이 주관하고 경인일보 등 8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주최한 '선택 2008 제18대 총선 예비후보 토론회(계양갑편)'가 지난 23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나온 한나라당 김해수 후보와 통합민주당 신학용 후보, 민주노동당 한정애 후보는 지역 핵심 현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회는 장우식 경인방송 방송본부장이 맡았다.

계양갑 선거구는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신학용 후보와 18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 입성을 노리는 한나라당 소속 김해수 후보가 맞붙어 신·구 대결의 귀추가 주목되는 지역이다. 또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 사업, 계양산 골프장 건설 문제 등 중앙 정부와 맞물린 굵직한 현안이 많아 각 후보들의 정책 논쟁이 가장 활발한 선거구이기도 하다.

■ 신학용 : 재개발사업 금융사동참 특목고 설립… 서부간선수로 도로개설 '소음' 반대
■ 김해수 : 골프장 조건부동의 테마파크도 고려… 지역언론 역할증대 프레스센터 필요
■ 한정애 : 신성장동력으로 재생에너지단지를… 계양산 골프장 경제효과 미미 철회


여·야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낙후된 계양지역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원칙론에 모두 동의했지만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지역 내 특목고 설치,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 사업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는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 차를 보였다.

김해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과감한 규제 철폐만이 계양지역의 살 길"이라며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조건부 동의하고 지역 특목고 건립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신학용 후보는 "경제적 실익 없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는 반대하지만 특목고 효성동 유치 등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개발과 보존이 조화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후보도 "계양산 골프장과 특목고 설립에 반대한다"며 "소수를 위해 다수의 서민이 희생하는 개발지상주의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또 후보들은 개발에 대한 찬·반 논쟁보다는 대안이 제시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계양구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특목고를 유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각 후보들의 특목고 유치에 대한 견해와 만약 유치된다면 계양 어떤 지역이 좋겠는가.
▲김 후보=특목고 문제는 내가 앞장서 추진한 일이다. 이미 지역 주민 서명을 받아 효성동 보람농장 일대 5천여평(1만6천525㎡)을 확보했다. 이른시일 내에 설립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계양구 타 지역의 경우 대지 구입 비용이 많이 들어 특목고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목고 문제만큼은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해서라도 주민들과 유관기관이 협조해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신 후보=효성동에 특목고 유치에 대해선 찬성한다. 그러나 김 후보 말과 같이 조기 착공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적어도 5년이나 10년은 있어야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데 차라리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유수의 금융사들을 특목고 설립에 참여시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빠른 방법일 수도 있다. 서울 은평뉴타운이 그런 식으로 자립형사립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후보=특목고 설치에 반대한다. 지금 한국은 사교육 광풍에 찌들어 있다. 외고나 특목고를 가기 위해 어릴 때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이 과연 올바로 자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서민들은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휠 지경인데 지역에 특목고가 유치되면 이런 사교육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1%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최근 5+2 광역경제권을 설정했다. 그러나 인천이 포함된 수도권에 자동차 산업부문이 빠져 있어 대우, 기아자동차가 있는 인천 경제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는 무엇인가.
▲신 후보=인천 지역 자동차 산업이 발전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5+2 광역경제권 설정에서 인천의 자동차 부품관련 산업이 제외된 것은 큰 유감이다. 자동차 부품산업이 인천의 주력 산업임을 감안하면 이번 계획안이 재수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 후보=광역경제권 행정 기반이 서로 다르다. 기존 정부와 어떤 차별화를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천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위해선 재생에너지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본다.

▲김 후보=지방의 경쟁력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다. 지방정부의 하향평준화를 상생의 구조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인천의 자동차 산업이 만약 부당하게 누락됐다면 조속히 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보다 더 많은 규제로 역차별된 수도권의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 문제와 관련, 찬·반 대립이 심각하다. 이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는 무엇인가.
▲한 후보=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계양구민의 쉼터를 부자들의 놀이터로 만들게 할 수 없다. 골프장 건설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세수 확대와 고용창출 등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조사결과 연간세수 7억원과 연간 고용인원 100여명 증가가 경제적 이득의 전부다. 인천의 허파라 불리는 계양산을 파괴하며 각종 농약 살포로 운영되는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고 싶다. 진정 계양구민을 위한다면 골프장 부지에 문화생태공원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

▲김 후보=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조건부 찬성한다. 지역 경제가 낙후된 상황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계양 주민들이 나무만 보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수와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롯데 측에 지역 환원을 요구해 부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단지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테마파크가 함께 들어선다면 지역 경제 발전은 물론 주민들의 휴식처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신 후보=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후보의 말처럼 테마파크를 조성하려 해도 골프장 부지가 그린벨트 지역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실제 경제창출 효과도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18홀짜리 골프장 하나 세우자고 산 기슭을 허무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계양구뿐만 아니라 인천시민의 휴식처인 계양산은 보존돼야 한다.


-부평, 계양, 김포까지 연결되는 서부간선수로의 생태공원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한 후보자들의 의견과 최근 수로를 이용한 도로건설 건립 문제도 나오고 있는데 후보들의 견해는 무엇인가.
▲신 후보=예산 부족으로 그림의 떡이었던 서부간선수로 생태공원화 사업은 내가 농림부로부터 23억원의 예산을 받아내면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수로가 생태공원화되면 계양이 서울의 청계천 같은 곳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도로 개설은 반대한다.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아파트단지 주민들에게 소음피해까지 줄 수 있다.

▲한 후보=생태공원 조성 성공의 관건은 유지용수를 어떻게 끌어오느냐다. 경인교대 부근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용수가 부족해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

▲김 후보=단순히 예산만 배정됐다고 생태공원이 확실히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서부간선수로 문제는 계양뿐만 아니라 김포에서 부평까지 이어지는 광역수로이므로 도로개설 문제를 포함해서 모든 문제를 인근 지역과 협의해 같이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 23억원가량의 예산으론 우리가 원하는 생태공원 조성이 불가능하다.


-인천 지역 프레스센터 설립에 대한 후보자들의 생각은 무엇인가.
▲김 후보=프레스센터 건립에 찬성한다. 지역의 경우 언론분야가 낙후돼 있는 게 사실이다. 세계화 흐름과 맞물려 지방정부와 지역 언론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천도시엑스포와 아시안게임 등 큰 국제대회를 앞두고 프레스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시기 적절하다.

▲신 후보=지역 언론사들과 협의 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레스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라도 프레스센터 건립은 조기에 추진돼야 한다.

▲한 후보=지역 언론 활성화 측면에서도 프레스센터 건립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함께 언론의 공익적인 성격 강화를 위해 시민자본으로 만들어진 지역 언론이 하루빨리 탄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