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언론인클럽이 주관하고 경인일보 등 8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주최한 '선택 2008 제18대 총선 예비후보 토론회(부평갑편)'가 지난 24일 열렸다.

장우식 경인방송 방송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 나온 한나라당 조진형 후보와 통합민주당 문병호 후보, 민주노동당 한상욱 후보, 자유선진당 권순덕 후보는 지역 핵심 현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부평갑 선거구는 재선에 도전하는 통합민주당 문병호 후보와 3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조진형 후보, 처음으로 여의도 입성에 도전하는 민노당 한상욱 후보와 선진당 권순덕 후보가 맞붙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는 지역이다.

또 부평미군부대 및 경찰종합학교 이전부지 활용방안, 대형마트 입점 규제, 구도심 활성화 등 현안에 대한 각 후보의 정책대결이 주목되는 선거구이기도 하다.

여·야 후보들은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부평미군부대 이전부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동의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견을 보이는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입장 차를 보였다.

■문병호 : 등록금 상한제·대출확대 이끌것… 분쟁조정위 구성 신속 행정조정
■조진형 : 방과후 특기별·적성별교육 강화… 행정 재개발지역 설정 앞장설터
■한상욱 : 대학 평준화·농어촌高 무상교육… 후분양·원가공개제도, 투기방지
■권순덕 : 저소득층자녀에 교육기회 듬뿍… 부동산 관련 법·절차 개선돼야



 
 
▲ 통합민주당 문병호
▲ 자유선진당 권순덕
 
 
▲ 한나라당 조진형
▲ 민주노동당 한상욱
- 부평미군기지 반환을 앞두고 인천시와 주민들 사이에 활용방안과 관련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부에 공공시설이나 체육시설, 병원 등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 등으로 나눠지고 있는데, 후보자의 생각은 무엇인가.

▲한 후보=부평미군부대 부지는 시민의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공공시설을 만들거나 이익이 걸려있는 시설을 건립하는 것에 반대한다. 부평주민들은 제가 2000년 미군기지 후문에서 670여일동안 천막농성을 진행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것이 미군기지 반환의 원동력이 됐다. 이렇게 어렵게 부평시민의 품으로 미군부대 부지가 돌아온 것이다. 이제는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드는 시민공원으로 돌아와야 한다. 50년 동안 환경오염이 된 부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치유를 해야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권 후보=부평미군부대는 부평구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여전히 흉물로 남아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공원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문 후보와 시민들과 함께 운동을 전개해 왔다. 부평미군부대 공원화 추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이전 확정 발표 이후부터는 반환지역 공원화 의견을 제기해 왔다.현재 문화체육시설과 같은 시설을 병행하며 추진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는데 여기에 찬성한다.

▲조 후보=미군부대 주변은 부대 노역촌과 기지촌으로 전락했다가 그 자리에 공장들이 입주해서 공장지역으로 변모했다. 또 국가 4공단도 유치해 공장지역으로 지내왔다. 90년경에 아파트단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공장이 전부 나가고 아파트화 되어 있다. 인천에서 부평지역은 주거권역이 됐다. 그만큼 쾌적한 주거환경이 요구된다. 많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이곳을 생태공원과 일부는 문화체육시설 등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후보=모든 후보가 똑같이 얘기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공원을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다. 공원과 공공시설이 어우러지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 곳에 병원을 지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공원을 지으려 한다. 지난해에는 제가 막았다. 아파트나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사교육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으면서 학부모들의 부담과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은 공평한 교육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공교육이 위태롭다는 견해도 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후보들께서는 어떤 해결책을 제안할 것인가.
▲권 후보=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가정은 그나마 다행인데 어려운 가정들이 많아 안타깝다. 다른 집처럼 과외 해주고, 아이들에게 문화생활을 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안다. 현재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학교 선생님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교직자가 아닌 교육자가 돼야 한다. 사명감이 필요하다. 사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은 뒤처지고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저소득층 자녀에게 교육기회를 더 많이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조 후보=우리 사회 교육문제는 해결책이 없다. 학부모들의 자식사랑과 교육에 대한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회적 갈등, 계층간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 정책 담당자가 바뀔때 마다 정책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방법은 공교육의 강화 뿐이다. 방과 후에 특기별, 적성별 교육을 시키고,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강사를 영입할 수 있도록 입법화하고 제도화하겠다.

▲문 후보=부동산 문제만 하더라도 수요공급의 원리보다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어디가 더 좋은가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책정되는 등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가 교육과 관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선 학벌사회를 타파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개인의 특기와 개성, 기능 등이 평가받아야 하는데, 학벌만이 사회생활을 좌우하고 있다. 또한 대학등록금이 천만원을 돌파했다. 이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등록금 상한제나 대출도 대폭 늘려 부담을 줄이는데 앞장서겠다. 또 국회에 가면 사교육비를 조장하는 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해 모두가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한 후보=전·현 정부는 교육문제 해결에 대해 말만했지 해결한 게 없다. 학벌사회의 극심한 사교육비, 입시경쟁에 따른 대학 서열화로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다. 사교육비가 일반 학원만 놓고 보더라도 9조원에 육박한다. 보습학원은 초중고 학교 수의 3배에 달하고 있다. 공교육이 죽어가고 사교육이 즐비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학 평준화를 이뤄내야 한다. 농어촌 및 실업고 학생에 대해선 완전 무상화 하는 등 부자만 있는 교육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도 돈 걱정 없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


-부평은 현재 주택재개발과 주거환경 개선사업 그리고 각종 재개발 사업 등 3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각종 민원과 주민, 관련기관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조 후보=부평엔 워낙 오래된 집이 나열돼 있고 구식이라 현재 좋은 품질의 주택과 전혀 다르다. 아파트 단지로 바꿨으면 하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현재 부평은 재개발사업이 29건, 재건축사업이 7건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사업해야 한다는 것에대해 인식하면서도 불안해 하고 있다. 행정당국도 추진력이 미진하다. 부평지역을 행정 재개발 지역으로 설정하고 추진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겠다.

▲문 후보=부평은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민간 갈등이 문제다. 모든 손해는 주민에게 돌아간다. 주민이 단결하고 단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신속한 행정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엔 부평구 재개발 연합회 회의에 참석했다. 구청장 결재, 시장 결재 등 행정절차가 많다. 공약에서 내세웠듯이 부평구가 시로 된다면 이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다. 향후 4년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미래를 꿰뚫을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한 후보=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 게임 전에 인천을 명품지역으로 만들겠다면서 전지역에 대한 난개발을 진행 중이다. 무차별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부작용도 낳고 있다. 부평구에만 38곳이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돈많은 명품 부유층으로 물갈이 하겠다는 말과 같다. 주민참여 방법을 다양화 해야 하고, 대책없는 강제철거를 중단해야 한다. 재개발 시에도 주거 빈곤층에게는 공공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후 분양제나 원가공개제도 시행돼야 한다.

▲권 후보=부평구민들의 민원을 맡아 해결한 것 중 주택재개발 민원이 상당히 많았다. 주민들은 재산증식의 일환으로 재개발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업자들에 의해 농간을 당하기 쉽다. 관련 법과 절차가 주민들이 알기 쉽게 좀 더 단순하게 개정돼야 한다. 부평구는 그동안 단독주택과 빌라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등 난개발돼 왔다. 지은 지 2~3년밖에 안 된 건물들이 헐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이다. 20, 30년을 들여다 보고 청사진을 만들어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