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 문학진 후보측은 이색선거운동 전략을 펼쳐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빗자루를 들고 다니며 거리를 청소하며, 동시에 후보를 알리는 전략이다.
총선 D-데이를 하루 앞두고 하남지역은 떠들썩하다 못해 긴장감마저 나돈다.

경기도의 광역화장장 지원 여부가 총선 쟁점으로 급부상하면서 후보자간 날선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각 당 후보들은 이른 아침부터 출퇴근길 차량에 탄 유권자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새벽을 깨우며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했다.

통합민주당 문학진 후보를 태운 유세 차량이 지난 7일 오전 6시50분 엷게 낀 안개를 헤집고 덕풍파출소 부근에 멈췄다. 차량 통행량 많고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곳을 선점하기 위해 새벽이슬을 맞는 것도 마다하지 않은채 나온 것이다. 이른바 출근 골목길로 불리는 이 곳에서 문 후보는 차량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연거푸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문 후보는 타지역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 손을 흔들고 인사를 했다.

 자유선진당 유성근 후보가 거리 유세를 벌이고 있는 차량 진출입 길목인 신장초등학교 앞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유 후보는 4월초지만 새벽 바람이 차가운 상황에도 조금의 움츠러듦없이 손가락 3개에 힘을 주고 한 표를 당부했다. 같은 시각 한나라당 이현재 후보는 아침 일찍부터 관광차에 몸을 싣는 이들을 배웅한 뒤 덕보교 부근으로 자리를 옮겨 출근길 유세에 나서고 있었다.

이 후보는 평소 표정이 다소 굳어 딱딱한 인상을 심어준다는 지적이 있던터라 출근길 인사에 더욱 신경을 쓰고있는 듯하다. 각 당 후보들이 외지로 일하러 가는 출퇴근길 선거운동이 끝난 뒤 회의를 갖고, 검단산 인근을 찾아가 등산객이나 산악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벌인다.

자유선진당 유 후보는 산악회원들과 인사를 나눈뒤 오전 선거대책회의를 끝내고 수행원 모두를 이끈채 인근 아파트 단지를 돌았다. 어느새 점심시간. 그러나 일정이 다소 지체돼 유 후보는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한채 오후 일정을 강행했다. 유 후보는 오후에 하남을 찾은 조순형 선대위원장의 지원 유세를 기대하며 마음이 급해졌다. 민주당의 문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 '1분30초 유세'를 택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에 지역내 15개 아파트 단지를 돌며 1분30초간 공약 설명 및 포부를 밝혔다. 아파트 단지를 돌다보면 확성기 소리에 항의하는 경우가 많아 고안해낸 선거전략으로, 1분30초 유세는 오후에도 이어져 하남 외곽지역을 누볐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아파트단지 대신 주택가 공략에 나섰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상가, 종교시설, 대형 편의시설 등지에서 일일이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1대1 전략을 펼쳤다. 또 이 후보는 아파트 단지를 찾아 차량이동순회 유세를 벌였다.

하남 선거에서 눈에 띄는 것은 후보의 유세보다 귀에 들어오는 홍보송이다. 각 당은 후보의 공약 등을 노래에 함축, 연설을 듣지 않고서도 대략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해 유권자의 판단을 돕는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 경쾌한 곡이 많아 분위기를 띄우는데 최고다.

이번 후보들의 홍보송은 '무조건'이라는 트로트가 대세다. 대부분 후보들이 이 노래를 개사해 이용하고 있다. "무조건 달려갈거야~"라는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오지만 여러 후보가 사용하다보니 차별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남지역을 비롯해 이번 선거 출마자들의 공통된 고민은 유세 현장에 사람이 몰리지 않는다는데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처럼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적다보니 이번에는 유세몰이가 쉽지 않다.

하남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하남내 최대 유세 현장인 신장동 GS슈퍼마켓에는 매일 후보들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호응도는 예년만 못하다. 그나마 이 날은 자유선진당 조순형 선대위원장이 유 후보 지원연설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문 후보의 경우는 이번 선거에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연설은 없었지만 이색 선거운동으로 시민들의 눈길을 톡톡히 사로잡았다. 선거운동원이 2인 1조로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거리청소를 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했다. 이 후보는 중앙당의 지원유세와 함께 송기윤 등 중견 연예인을 동원한 홍보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거 하루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 하남지역 총선 현장, 과연 시민들은 어느 후보에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