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관전포인트
13일간 인천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4·9 총선'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각 정당은 '공천잡음' 등으로 정책선거는 실종된 채 정당간, 계파간 싸움질만 하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외면 속에서도 후보자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이제 선택은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현재 인천지역 12개 선거구 가운데 4~5곳은 '엎치락 뒤치락'하며, 쉽사리 승부를 점치기 힘든 혼전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지역에선 몇가지 총선 '관전 포인트'가 있다. 정권 초기에 총선이 치러지는 만큼 선거결과와 무소속 돌풍 여부, 4선 의원 탄생, 몇명이나 물갈이 되는지 등이 지역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견제론과 안정론
인천지역 12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은 11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판세분석결과 9곳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으며, 2곳은 경합, 1곳은 열세로 분류하고 있다.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이명박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지탱해줄 국회 과반 의석 확보에 인천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5곳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당 관계자의 조심스러운 분석이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선거 초반 4~5석에서 1~3곳으로 낮춰 잡았다. 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초접전 지역은 늘고 있지만, 늘어나는 부동층이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뒤집기를 하고 싶어도 도무지 바람이 불지 않는다"며 "이젠,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 줄 유권자들의 힘(견제론)만 믿는다"고 호소했다.

■ 무소속 돌풍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무소속 후보들의 '돌풍'.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이원복(남동을), 이경재(서·강화을) 후보는 공천과정에서부터 선거 막판까지 줄곧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선거결과에 인천시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게다가 인천지역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현상이다.

따라서 2명의 무소속 후보 당선이라는 진기록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 2일 실시된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에선 남동을 선거구 이원복 후보(23.7%)와 한나라당 조전혁 후보(21.8%)는 오차범위내에서 박빙의 명승부를 펼치고 있다. 서·강화을 무소속 이경재 후보(29.5%)와 한나라당 이규민 후보(18.6%) 역시 초접전 양상이다.

■ 현역 물갈이 폭은 어느정도 될까
지난 2004년 '탄핵바람'으로 국회에 입성한 통합민주당 다수의 의원들이 한나라당 정치 신인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4곳에서 현역의원들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강화갑 선거구의 통합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전 서구청장 출신 이학재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중·동구 옹진군 통합민주당 한광원 의원이 한나라당 박상은 후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남구을 통합민주당 유필우 의원이 두번째 도전을 받고 있는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출신 홍일표 후보에게, 계양갑 통합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한나라당 김해수 후보에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인천에도 4선의원 시대
인천에는 정계의 '거목'으로 칭송 받던 김은하 국회부의장이 있었다. 그는 인천에서 6연속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운 거물 정치인이다. 지난 68년 3선 개헌 반대투쟁의 선봉에 서면서 인천에 '야도' 이미지를 심어 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4선의 심정구 의원과 3선의 김숙현, 서정화 의원 등이 인천 정계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4선 의원이 다수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남동갑 선거구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4선이 무난한 것으로 전망되며, 연수구 선거구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도 당선권에 있다. 여기에 서·강화을 무소속 이경재 의원도 한나라당 후보와 초접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당선되면 4선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인천지역 12개 선거구 가운데 통합민주당 후보가 유일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계양을 선거구 송영길 의원도 이번에 당선되면 3선으로 중진 대열에 합류한다.

이렇게 되면, 인천에서도 국회에 나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중진급 의원들이 다수 포진하게 되고, 동북아 중심도시로 비상하는 인천의 각종 사업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