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혜진·예슬양 유괴살해사건' 등 아동·청소년 성폭력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제2청이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교정시설내 성범죄자들에 대한 미술치료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제2청과 의정부교도소에 따르면 국립법무병원이 지난 2000~2005년까지 수형자 4천41명을 조사한 결과, 강간범죄자 2만8천133명 중 3천632명(12.9%)이 동종 재범자였으며 1년 이내에 재범한 경우가 1천348명(37.1%)에 달하는 등 성범죄는 처벌해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이 있어 재범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성범죄로 정신감정을 받은 175명 중 61.7%인 108명이 책임능력이 저하되거나 상실돼 재범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행 교정법상 성범죄자라 할지라도 강제할 수 없다는 규정에 의거, 성범죄자 특성에 맞춘 치료적 접근법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재범방지 대책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제2청은 이에따라 성범죄자 재범 방지를 위해 의정부 교도소와 협약을 체결키로 하고, 오는 23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10회에 걸쳐 의정부 교소도에 수감중인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실시키로 했다. 현재 의정부 교도소에는 50여명의 성범죄자가 수감중이다.

미술치료는 심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아, 아동, 소년,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술 활동 즉, 회화, 조소, 공예, 디자인 기법 등을 통해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한 상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2청은 이를위해 고서경 여성인권센터 Eco-Gender대표를 비롯 1급 Artstherapy(예술치료사)들로 구성된 상담팀을 구성키로 했다.

강은희 가족여성정책실장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정시설내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방지하는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성범죄자의 재범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해서 손놓고 있을 수 없는 만큼 미술치료 등 성범죄 재범방지를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한 치료기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앞으로 성범죄자뿐 아니라 일반 재소자들 대상으로도 미술치료 등 재소자 특성에 맞춘 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