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석(61)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7일 오전 첫 소집된 업무보고 회의.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며 회의가 계속되자 미리 주문한 도시락을 먹으면서 오후 늦게까지 업무보고가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강행군(?)을 마치고 나서는 경제청 한 고위 간부는 "말로만 듣던 도시락 회의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취임후 1주일 동안 업무파악에 집중했던 이 청장이 10일 경제청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청장과의 공식적인 첫 만남에 기자들의 질문이 연이어 쏟아졌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 청장은 "아직 '동서남북'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답을 이어갔다.
"얼마 전까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변경(안)이 안건으로 올라와서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각 중앙부처 장관들과 외부전문가들이 모여 이미 결정한 사안을 건교부 장관 자문기관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죠.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간소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규제개혁'에 대한 생각도 펼쳤다.
"취임 직전 관련 법을 살펴보다 경제청이 중앙부처 공무원에 대한 파견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제청 산하에 '규제개혁기획단'과 같은 조직을 만들어 국토해양부를 비롯해 중앙부처 사무관급 정도의 공무원이 내려올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 경제청을 일컬어 인천시 '출장소'라는 말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대한 정책결정 권한이 인천시에 집중돼 있는 상황을 빚대어 하는 말이다.
"인천시장이 지역 발전을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문제입니다. 서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제가 그만큼 노력해야겠죠. 만약 이견이 있어 부딪히게 되면 지역 발전을 위해서 한바탕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이 청장은 마지막으로 언론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숨긴다고 해도 결코 숨겨지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면 문제점을 고쳐서 정도(正道)를 가면 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지역언론을 통해 적극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경제청 간부회의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