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현 作 '군학도'
'보리의 화려한 변신' 맥간(麥稈) 공예가 봄맞이 외출을 한다.

오는 30일까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북수원지식정보도서관에서 열리는 '제5회 보리사모 신춘초대회원전'이 그것.

맥간 공예는 보리의 줄기를 이용해 모자이크와 목칠공예기법을 접목해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예술장르. 보릿대의 한쪽을 쪼개어 편 후 도안에 맞게 나란히 연결 접착시킨 다음 오려내거나 잘라낸 조각들을 번호순대로 붙인 후 그 표면에 투명한 칠을 입힌 독특한 공예다. 5건의 실용신안특허가 특허청에 등록돼 있기도 하다.

맥간 공예 작품을 보면 자개 공예와 흡사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보릿대만이 가지고 있는 탄력성과 유연성을 활용해 섬세한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개의 경우 목재에만 장식이 가능하지만 맥간공예는 철재, 습재, 목재 어디에도 장식이 가능해 다양한 공예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 볼품없어 보이는 보릿대가 만들어 낸 화려함이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보릿대는 크기와 형태에 관계없이 원하는 문양을 넣을 수 있으며 사진 액자, 보석함, 찻상, 병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 용품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맥간 공예 창시자인 이상수씨의 '불진 즉퇴'를 비롯해 이수진 예맥회장의 '비상', 우윤숙 천안지회 대표의 '금옥만당', 예맥회 총무 오명씨의 '공명부귀' 등이 출품됐다.

▲ 이수진 作 '부귀수고'
이승현씨의 '카우보이 두여인', 김주영씨의 '건담 F90', 배현경씨의 '팔각'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를 선보이는 작품들과 창작이 돋보이는 보석함과 액세서리를 만날 수 있다. 수원뿐 아니라 서울, 천안, 오산, 멀리 경남 거창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강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작가들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들 작품 중 대다수는 이상수 선생의 전수생들로 구성된 '예맥회' 회원들의 출품작이다. 이상수 맥간공예 창시자는 "맥간 공예는 도시인들의 삶의 활력소가 될 고품격 생활 공예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문의:(031)228-4779


"맥간 공예, 어렵지 않아요."

■ 인터뷰 / 이수진 예맥회장

'신춘 초대회원전'을 준비한 이수진(36) 예맥회 회장은 "맥간공예가 워낙 고급스러워 보이니까, 관객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쉽게 도전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잘 모르셔서 그러는 것 같아요. 지난 12일에 이미 작품을 설치했고, 전시준비 때문에 어제 전시장을 들렀는데 이미 관객들이 '자기 공예'인 줄 아시고 둘러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전시기간동안 매주 수요일에 2번씩 무료 시연행사를 마련하려구요.직접 만들어보면 맥간공예가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잘 알려지지 않다보니 강사도 많지않고 전시회를 준비할만큼의 인원도 충분치 않아 힘든 점도 많았다고 토로한 이 회장은 그런 만큼 맥간공예를 테마로 하는 전시회가 더욱 자주 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더욱 의미가 깊다.

" 북수원에는 전시공간이 별로 없어서 이제껏 남수원쪽에서만 전시를 했어요. 그런데 북수원지식정보도서관에 좋은 공간이 있더라구요. 맥간공예를 더욱 빛내줄 조명시설도 되어있고요. 북수원주민들도 맥간공예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