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규 (광주시청 청소행정과장)
내가 이곳 광주에 청소담당과장으로 발령받아온 지 1년 하고도 반년을 치닫고 있다.

이웃한 성남시에서 처음 공직에 발을 디뎠지만 곧 경기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이십여년을 근무하다 재작년 가을에 광주시청으로 와서 시민과 직접 부딪치며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처음 이곳에 오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의외의 살풍경에 적잖이 놀란 가슴을 쓰다듬기에 힘들었던 것을…. 43번 국도를 타고 내가 살고 있는 용인시 수지를 떠나 죽전을 지나 잘 뚫린 국도와 주변을 관망하며 신나게 달려오던 나는 광주경계에 접어들면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산을 깎고 허물어서 지어진 창고와 물류센터, 소규모 공장들, 수많은 전봇대에 어지럽게 걸쳐진 전깃줄은 심란한 내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했고, 그런 어지러운 풍경은 경안동 사거리에 접어들면서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시가지와 탈색된 건물의 외벽, 어울리지 않게 요란하기만 한 광고물로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나는 이곳의 청소과장으로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고, 그후 시내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과 함부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을 보면서 걱정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서울과 가까운 전원풍의 도시로 넘쳐나는 개발욕구와는 달리 수도권 팔당호의 보호를 위해 거미줄 규제로 옴짝달싹 못하고 도시의 현대화 작업은 늦어져 개발도 되기 전에 슬럼화의 길로 내닫고 있는 광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우리 시의 역점시책인 '환경친화 청정도시'의 실천을 통하여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는 주변 환경이 깨끗해졌다고 자부하고 싶지만 그것은 차라리 내 눈이 이곳의 풍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는 편이 나을지 모르겠다.

그러던 차에 지난 3월 우리 시는 클린광주(Clean Gwangju)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정하고 남한산성, 팔당호, 천진암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수도권 최고의 친환경 청정도시로, 맑은 물, 깨끗한 공기, 푸른 숲이 어우러진 깨끗한 환경 조성과 시민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투명한 행정을 추진할 것을 표명하는 선포식을 갖게 됐다.

아울러 이의 실천방안의 하나로 4월14일 클린데이(Clean Day)를 선포하고 국토대청결운동에 모든 시민이 적극 참여하여 환경지킴이가 될 것을 다짐했다.

광주시의 클린데이는 매월 두번째 화요일을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내집 앞 청소부터 시작하는 국토대청결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과 침 안뱉기, 담배꽁초 안 버리기 등 기초질서 지키기 등 일상의 작은 실천운동을 통해 개발과 보전에 있어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차원 높은 환경운동이면서 실천운동이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문제는 구호가 아닌 실천이기 때문이다. 선포식의 다짐에서 밝혔듯이 우선은 내집 앞, 내가게 앞, 내 공장, 학교, 사무실 주변부터 시작하는 작은 시민운동으로 시작되어 지속되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를 찾는 손님이 웃고와서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반추하면서 오래 기억되는 그런 광주가 조성되기를 또한 소망한다. 이를 위해 이제는 시민 모두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