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반신수영복을 입을 전망이다.

   20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남자 대학부 결승에서 1분46초26으로 우승하며 자신이 보유한 아시아 기록(1분46초73)까지 갈아치운 박태환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베이징에서 반신수영복을 입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도의 후원을 받고 있는 박태환은 최근 30개가 넘는 세계신기록을 양산해 낸 새 전신수영복 '레이저 레이서(LZR Racer)'를 이날 처음으로 입었다.

   아시아기록 경신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박태환은 전신수영복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태환은 전신수영복을 입은 소감을 묻자 "느낌은 굉장히 좋다. 몸이 많이 뜨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아직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어깨부분이 굉장히 조이고 걸린다. 태릉선수촌에 돌아가서 계속 입어볼 계획이지만 올림픽에서는 반신을 입는 쪽으로 생각을 굳히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입는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신수영복을 입었다면 더 기록을 줄일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도 "오늘 처음 입어본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지만 반신수영복이 더 잘 맞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가슴 쪽으로 물이 조금 들어왔지만 레이스에 집중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단 좋은 기록이 나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총감독도 "(박)태환이는 스트로크를 할 때 서양 선수와 달리 상체 4곳의 근육을 모두 사용한다. 전신수영복이 승모근에 압박을 많이 줘 팔이 위로 넘어갈 때 불편해 보였을 것"이라며 거들었고, 스피도 관계자도 "선수 본인이 불편해 한다면 굳이 전신수영복을 입을 필요는 없다. 레이저 레이서 원단으로 제작한 반신수영복도 큰 효과가 있다"고 했다.

   박태환은 18일 자유형 400m에 이어 이틀 만에 또 아시아신기록 물살을 가른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1분45초대 기록을 내고 싶었지만 욕심일지 모르겠다. 기록을 깨뜨려서 너무 기쁘다. 노민상 감독님이나 유운겸 감독님, 대표팀 동료 선수, 관중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에 힘입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레이스 작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게 바로 작전이었다"라고 설명했고,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기록을 줄였을 때에 비하면 환호하는 동작이 없었다고 묻자 "피로가 많이 쌓여 크게 기뻐하는 동작을 하기에는 힘들었다"고 답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수영 선수의 한 명으로서 세계기록을 정말 깨고 싶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도 최선을 다해 운동을 할 것이기 때문에 세계 기록을 향해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민상 감독도 "박태환의 올림픽 금메달에 내 생명을 걸었다. 모든 행동을 자제하면서 경기력 향상만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