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 인플루엔자(AI) 경보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인천지역에서도 닭과 오리고기의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21일 농협인천지역본부에서 닭과 오리고기의 안전성 홍보를 위해 열린 '닭고기 시식회'에서 직원들이 삼계탕을 먹고 있다. /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
조류 인플루엔자(AI) 경보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인천지역에서도 닭과 오리고기의 판매가 큰 폭으로 둔화돼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맞물려 점심시간을 이용한 닭고기 시식회가 열리는 등 농협 등을 중심으로 닭·오리고기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캠페인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 인천점은 지난 주 목요일부터 생닭 포장 판매 공간을 3분의 1가량 줄였다. 오리슬라이스 등의 오리식품 코너는 아예 없앴다. AI 파동으로 판매가 50% 이하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빈자리는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대신하고 있으며, 생닭은 1개 가격에 하나를 덤으로 주는 마감시간이 돼야 간신히 체면을 유지한다.

푸드코트 내 닭으로 조리된 즉석식품들도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닭강정, 순살치킨의 소비가 줄어 오징어·새우튀김 등으로 즉석식품 코너가 채워지는 실정이다.

재래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동구 현대시장에서 20년째 생닭 도매상을 운영중인 류모(50)씨는 "이번 AI 파동이 가장 손실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AI 여파로 인천지역 내 기동대로 납품되던 양도 70% 가까이 줄었고, 대기업 및 중·대형 병원으로의 납품량도 20%가량 줄었다. 일일 평균 100여 마리가 소비되던 삼계탕 전문점은 최근 30마리로 주문량을 줄였다.

류씨는 "장사가 안돼 오후에 점포를 여는 상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물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다고 하는데, 소비가 안 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려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 인천지역본부는 21일 지역 내 유관기관 관계자 및 시민사회단체를 초청, '닭고기 시식회'를 여는 등 닭과 오리고기에 대한 안전성 홍보에 나섰다.

인천본부는 매주 수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지정, 닭·오리고기와 계란의 소비를 확대하자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인천지역 양계 등 가금류 사육농가로의 AI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업과 소독 약품 지급 활동도 전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