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화두는 경제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인수위가 정부 18개 부처 중 맨 처음 업무보고를 받은 곳은 경제 부처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였다. 이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한강의 기적'은 1960년대 전후 상아탑이 아닌 우골탑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자식 교육에 맹목적이었던 교육열에 의해 이룩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기술력을 대표하는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산업도 70년대, 80년대 교육을 통해 길러놓은 인재들이 이룩한 성과이다.
이와 같이 경제에 선행하는 것은 교육이다. 교육이 독립변수라면 경제는 종속변수다. 경제만이 아니라 정치도 문화도 교양도 모두가 교육의 종속변수에 해당한다. 새 정부 인수위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를 맨 앞에 세움으로써 교육을 통해 경제를,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메시지를 준 게 아닌가 한다.
교육의 출발점은 차이를 인정하는 데 있다. 물론 그 차이는 신분이나 지위, 빈부에 있지 않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 것과 같이, 개인에 대해 교육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인 소질과 적성이 다르다. 흔히 하는 말로 박지성에게, 김연아에게 공부만 강요했다면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육의 종착역은 행복이다. 유치환의 대표시 '편지'의 마지막 구절은 '사랑 하였으므로 행복 하였네라'이다. 사랑도 행복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교육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 능력과 함께 인류 역사상 불변의 가치인 사랑과 정성, 희생과 봉사 그리고 인문학적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춰줌으로써 개인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새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의 다양·특성·자율화 정책들은 방향을 옳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학생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교육을 출발시키겠다는 것이고, 학교 여건에 따라 특성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의 지리·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효' 교육을 특성화시켜 전통문화 계승을 통한 글로벌 자질 함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화 노력에 따라 교육적 효과가 배가될 것이고 타 지역의 학생들에게도 효 문화 체험학습의 기회를 열어 주게 될 것이다.
차이는 위대한 것이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동해에 거대 어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처럼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차이, 즉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계발시켜 주는 것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교육은 개인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2 한강의 기적'은 교육으로부터
입력 2008-04-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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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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