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어머니 박진숙(46) 씨와 어머니를 위해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려 했던 아들 원종건(15) 군. 2005년 1월 MBC TV '! 느낌표-눈을 떠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전국의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방송 당시 박 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폐품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의 개안 수술이 성사되자 아들 종건 군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요즘 이들 모자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MBC TV '네버엔딩 스토리'가 7일 오후 6시50분 모자의 근황을 전한다.

   박 씨는 최근 한 병원에 눈을 뜨게 해 줘서 고맙다며 정성을 담은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이 돼지저금통에는 그가 3년 동안 모은 9만1천550원이 들어 있었다.

   그는 "지금 천국에서 살고 있는 기분"이라며 "수술 이후 운전면허 시험도 쳤고 수지침 자격증도 땄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여전히 폐품을 모으고 있었으며 그 돈을 모아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 꽃동네에도 기부하는 등 베푸는 삶을 살고 있었다.

   원 군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됐다. 170㎝가 넘는 키에 귀여운 얼굴을 간직한 '훈남'으로 성장했다.

   모자가 함께 여행을 떠난 적이 없다는 말에 제작진은 모자에게 제주도 여행을 선물했다. "어머니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는 원 군의 말과 평소 꽃을 좋아한다는 박 씨의 사연을 고려해서 제주도가 여행지로 결정됐으며, 방현주ㆍ한준호 아나운서가 모자와 동행했다.

   박 씨의 수화통역사를 자처한 방 아나운서는 고등학교 때 배운 수화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모자를 위해 마파두부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박 씨는 이 프로그램의 녹화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연을 공개했다. 그에게 스웨덴으로 입양된 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프로그램은 딸을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함께 스웨덴에서 이뤄진 가족 상봉을 공개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딸을 만나고 싶다는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한 달 간 추적한 끝에 스웨덴 입양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며 "모자와 딸 원종희(13) 양이 만난 자리에서는 눈물의 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며 현장에 동행한 한 아나운서도 눈시울을 붉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