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방망이대로 안 맞고, 믿었던 마운드도 무너지고...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투타 동반 부진 속에 속절없는 6연패에 빠졌다. 개막 직후부터 6∼7위를 오르내린 LG는 어느새 꼴찌 KIA에 한 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팀 부진의 원인은 무엇보다 `물 먹은 방망이'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7일까지 34경기를 치른 가운데 팀 타율은 0.249로 8개 팀 중 최하위다. 한방에 의존하는 한화(팀타율 0.252)는 물론 KIA(0.260)보다 낮다. 장타율(0.348)이나 출루율(0.322)까지 꼴찌로 처져있다.

   특히 삼진을 자주 당하는 게 문제다. LG는 34경기에서 230번이나 삼진을 당해 그 다음으로 삼진 수가 많은 한화(200개)보다 30개가 많다. 마운드도 무너졌다. 팀 평균자책점(5.21)도 꼴찌다.

   안타(349개)를 8개 팀 중 가장 많이 맞았고, 볼넷(158개)도 가장 자주 내준 데다 폭투(17개) 횟수에서도 최다 불명예를 뒤집어쓰는 등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박명환이 컨디션 난조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외국인 투수 제이미 브라운은 1승4패, 평균자책점 7.29 부진 탓에 일찌감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7일에는 KIA에서 1승3패를 기록한 뒤 트레이드된 SK 투수 전병두를 상대로 볼넷 7개를 얻어내고도 단 한점도 뽑지 못하는 빈타에 허덕이며 0-7로 무기력하게 졌다.

   게다가 유격수 권용관마저 타구에 코뼈를 맞고 병원에 실려가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구단이나 감독이 팀 전력 보강 카드를 꺼낼 때가 됐지만 브라운 교체 말고는 트레이드도 쉽지 않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눈길은 1996년 현대 감독에 오른 뒤 네 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명감독 반열에 오른 김재박 감독에게 쏠린다. 지난해 LG 감독으로 부임한 뒤 5위에 그쳤을 때만 해도 할 말이 있었지만 올해 성적은 심각한 수준이다.

   감독 뿐만 아니라 구단의 지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정한 지도력은 위기 때 발휘된다고 했던가. LG나 김 감독이 어떤 묘수로 8일 에이스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르는 SK를 상대로 7연패를 막아낼 수 있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