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가 서울까지 뚫은 가운데 인천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와 각 군·구가 가금류 사육 농가에 대해 방역을 강화하고 해당 농가를 대상으로 관련 지침 교육까지 하고는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무등록으로 도심 주택이나 농가에서 소규모로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곳이 많아 방역에 애를 먹고 있다.

서구의 경우 41만8천170마리의 가금류가 등록돼 있지만 구는 이 외에도 검단이나 대곡동 등 도심 외곽지역 주택이나 농가에서 소규모로 키우는 곳이 많다고 보고 현황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담당공무원 2명이 구 전체의 방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등 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종도와 용유도, 자유공원 등에 1만1천56마리의 가금류가 있는 중구의 경우, 바다와 가까운 지역 특성상 기러기나 청둥오리 같은 겨울 철새들이 돌아가지 않고 있어 방역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항만시설이 있는 탓에 수천 마리의 비둘기나 갈매기 등이 사료나 곡물 하역장에 날아들어 일일이 방역을 할 수도 없는 상태다.

중구 관계자는 "지역 곳곳에 있는 비둘기나 항구 쪽의 갈매기는 정확한 현황 파악이 되지 않아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닭이나 메추리를 키우는 농가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서구 대곡동에서 닭을 키우고 있는 강호건(43)씨는 "조류독감 초기였던 몇 달 전에 이미 닭 2만 마리를 모두 팔아 버렸다"며 "조류독감이 잠잠해지면 다시 닭 사육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했다.

당하동에서 메추리를 키우고 있는 김무선(83·여)씨도 "메추리알 가격도 떨어지고 판매량도 절반 이상 하락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마트에선 닭고기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

이마트 인천점의 이달 일주일 닭고기 매출은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67%나 줄었고 쇠고기 매출도 12% 감소했다. 반면 돼지고기 매출은 18%나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