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열리는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이하 엑스포)가 5개월여를 남겨놓고 '총감독 사퇴'를 둘러싼 내홍에 휩싸이며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현 사무총장 겸 총감독직의 직제분리' '사무총장에 홍건표 시장의 동생 홍국표씨 인선' 문제가 거론되며 엑스포 조직위내 잡음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권병웅 사무총장 겸 총감독과 스태프들이 곧바로 사퇴의사를 밝히며 이사회 결정에 반발하자 윤성균 부시장을 비롯한 시 간부공무원들이 진화에 나섰고 홍 시장과 권 총감독이 의견을 조율, 사퇴 문제는 해결된 듯 보였다.

그러나 사무총장 겸 총감독 직제분리와 사무총장에 홍국표씨 추천을 요구하는 경인지역무형문화재 인사들은 "최근 엑스포 준비과정에서 총감독으로 선임된 인사의 행태는 행사 개최의 좌초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총감독의 독선적 업무수행과 이에 따른 파행적 행사 진행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밝히며 또 다시 총감독 사퇴론을 전면에 내걸고 나섰다.

엑스포 조직위원을 비롯한 무형문화재 인사들은 8일 오후 부천영상문화단지에서 열린 엑스포 성공다짐 결의대회에서도 권 총감독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총감독이 행사 준비 과정에서 보인 독선적이고 건방진 행태에 대해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모든 문화재 인사들이 뜻을 모았다"며 "집행위원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권 총감독은 분명 행사 준비의 책임자로서 자질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권 총감독의 행사 계획은 이벤트성 기획일 뿐 무형문화재들을 위한 잔치여야 할 자리에 정작 무형문화재는 배제당했다"며 "무형문화유산엑스포 개최 사업비는 총 64억원으로 권 총감독이 계획한 레이저 쇼와 연예인 초청 공연 등 본행사의 의미를 왜곡한 행사는 예산이 200억원이라도 부족할 판"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같은 날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엑스포 조직·집행위원 합동회의'에서 당초 권 총감독의 실행계획안 프레젠테이션이 예정돼 있었으나 일부 무형문화재 인사들이 권 총감독 사퇴 문제를 먼저 논의할 것을 강하게 제안, 회의는 2시간 넘게 원점에서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