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으며,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배다리 지역에 현재 필요로 하는 것은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유'의 접근 방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동수 (한양대 건축학과)교수는 11일 "배다리 지역의 급격한 변화를 막고 자생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선 개발과 건설이 아닌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부축해 주는 치유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2008 배다리문화축전의 일환으로 열린 '배다리의 역사·문화적 가치,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를 주제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에서 열린 배다리 포럼에서 "도시 경관 측면에서 첨단으로 무장한 초현대식 지역이 존재한다면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며 서서히 변화해 가는 지역도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하나의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은 바로 도시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길이 넓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통로가 확장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면한 필지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필지의 대형화는 결국 초대형 건축물의 등장을 예고한다"며 "산업 도로의 개설은 이 지역의 사회 조직과 공간 조직을 삽시간에 붕괴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한 교수 외에 이종복 터진개 문화마당 황금가지 대표, 이성진 인천영화여자정보고 교사, 김윤식 인천문인협회 회장 등이 주제발표를 했으며 김현석 인하대 사학과 강사,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 이희환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