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발생한 모아저축은행의 전산망 해킹사건이 15일 해커가 무선망을 이용, 금융기관의 루트권한을 획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해커에게 농락당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전산망에 가입된 저축은행의 고객 금융거래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있어서 모아저축은행 이외의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추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모아저축은행의 대출정보 관리 시스템의 루트 권한(전산시스템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최고위 관리자 권한)을 획득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인 J(2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J씨는 루트 권한을 획득한 뒤 암호화해 사용불능 상태가 된 고객정보파일들이 담긴 '새 폴더'와 영어로 된 협박문서만 남기는 방식으로 은행측 시스템 관리자의 초기 화면을 바꿨다고 한다.

협박문에서 J씨는 지정된 계좌로 20만달러를 입금하라고 은행측에 요구한 뒤, 은행측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고 협박하는 등 은행을 대놓고 희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J씨는 시스템에서 확보한 모아저축은행 직원 160여명의 휴대전화로 이와 같은 내용의 협박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이버수사대가 J씨가 사용한 PC를 정밀 분석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해킹방어벽을 강화하고, 실시간 보안시스템 점검 및 직원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