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해지려면 빌려 써라!' 고물가 시대 렌털 소비문화가 확산돼 가고 있다. 정수기와 비데가 렌털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 IT제품, 유아용품, 인테리어소품 등 생활밀착형 제품으로 렌털 상품군이 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무엇이든 대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직장인 김다연(29·연수구 연수동)씨는 올해 초 A사의 싱글족 정수기와 비데를 렌털하기 시작하면서 렌털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씨는 "렌털 요금에 A/S와 필터 교환, 위생유지 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있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은데다 라이프 스타일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이연화(31·남구 문학동)씨는 첫 아이가 생기면서 렌털족 대열에 합세했다. 가격 부담이 컸던 유아용 카시트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했으며, 자녀 양육 문제로 자주 거르던 헬스클럽센터 대신 '헬스기구 렌털사이트'를 통해 집안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렌털 상품군의 진화는 이처럼 고객층을 일반 가정과 싱글족, 공공기관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현재 한국렌털협회가 추정하는 렌털 시장은 약 1조원 대. 업체만도 1천여 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에 따르면 핵가족화 현상에 따라 관련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아기침대, 유모차, 장난감 등을 저렴하게 렌털하는 유아용품 업체와 가족나들이 필수품인 텐트, 내비게이션 등을 렌털하는 레저업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급부상한 품목으로는 미술품이 꼽혔다. 자녀 교육 및 인테리어 용도로 활용하려는 일반 가정과 병원, 개인 사무실 등 서비스 업계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허관무 한국렌털협회 간사는 "렌털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이 알뜰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신제품 및 가격비교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