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경 원반던지기 한국신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53m22를 던져 24년만에 한국신기록을 경신한 이연경(안동시청)이 원반 투척을 위해 몸을 뒤틀고 있다. <한국육상경기연맹 제공>

   한국 육상에서 두 번째로 오래 묵은 여자 원반던지기 기록이 24년 만에 깨졌다.

   이연경(27.안동시청)이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53m22를 던져 1984년 김선화(당시 동원탄좌)가 세운 51m64를 24년 만에 넘어서고 우승했다.

   29년된 남자 100m(10초34), 23년된 남자 200m(20초41)와 함께 해묵은 기록으로 여겨졌던 여자 원반던지기 신기록은 쌀쌀한 날씨를 극복하고 탄생했다.

   이연경은 1차 시기에서 54m를 던졌으나 왼쪽 발이 선을 벗어나면서 파울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감이 생긴 이연경은 마침내 3차 시기에서 한국 기록을 1m58 넘는 53m22를 던졌고 신기록임을 확인한 뒤 기쁨의 눈물을 쏟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4월22일 경북 안동에서 벌어진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기록에 48㎝ 모자란 51m16을 던져 아쉽게 분루를 삼켰던 이연경은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대구스타디움에서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주는 경기력 향상지원금 1천500만원을 받게 됐다.

   그는 "3차 시기에서 원반을 던졌을 때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신기록을 세울지는 몰랐는데 주위 분들이 더욱 놀랬고 기쁨에 나도 주저 앉았다. 그동안 많이 도와주신 감독님과 여러 생각이 떠올라 가슴이 벅찼고 눈물을 흘렸다"며 기록 탄생 순간을 돌아봤다.

   김영래 대표팀 원반.해머던지기 감독은 "연경이가 평상시 54~55m는 꾸준히 던졌다. 하지만 기록을 꼭 깨야만 한다는 부담감 탓에 실전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못했는데 오늘 기록을 경신해 기특하다. 원반던지기 선수로서 적령기를 맞아 2011년 대구 세계육상대회에서는 57~58m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연경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올림픽 B 기준기록인 59m를 넘어야 한다. 김 감독은 다음달 4일 홍콩국제대회에 출전, 기준기록 통과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도 강나루(25.익산시청)가 61m50을 던져 지난 2월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60m58)을 약 1m 경신했다. 개인 통산 다섯번째 한국신기록을 세운 그는 "올림픽 B 기준기록(67m)을 던져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에서 톱 10안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남자 100m는 이번에도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지난달 종별대회 100m와 200m를 휩쓴 전덕형(24.대전시체육회)이 10초65로 라이벌 임희남(24.광주광역시청)과 여호수아(21.성결대)를 따돌리고 우승했지만 자신의 최고기록(10초48)에도 못 미쳤다.

   임희남 역시 지난해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10초42)에 훨씬 떨어지는 10초66으로 2위에 그쳤다.

   여자 110m 허들에서 또 다른 이연경(27.울산광역시청)은 13초30으로 정상에 올랐지만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13초23)에는 100분의 7초 모자랐다. 뒷바람만 불었다면 13초2대까지도 진입이 가능했으나 도리어 앞바람이 분 탓에 아깝게 주저 앉았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기준기록은 13초11이다.

   이정준(24.안양시청)과 박태경(28.경찰대)은 남자 110m 허들에서 올림픽 티켓을 놓고 불꽃튀는 경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정준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결승전을 기권하면서 박태경이 13초77로 싱겁게 우승했다.

   이 부문 한국 기록(13초56) 보유자인 이정준은 올림픽 B 기준기록(13초72)을 통과해 베이징행 티켓을 확보한 반면 박태경은 이날도 기준 기록에 못 미쳐 남은 한 달 간 국제대회에서 기록을 단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