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는 생명과 소망의 뜻이 담겨져 있다고들 한다. 새로움과 변화에 대한 깊은 열망이 그 속에 숨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꺼질 듯 말 듯한 불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촛불은 경외감마저 준다. 그래서인지 촛불은 종교의식에서도 필수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예수님의 빛을 상징하는 의미로 촛불을 사용하자 이때부터 교회나 성당의 행사에는 늘 촛불이 함께 했다. 불자들은 부처 앞에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존경심을 표했다. 조상의 제사상도 촛불로 어둠을 밝혔음은 물론이다.

이런 초의 기원은 불명하지만 그 옛날에는 밀랍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밀랍은 뭄바이나 그리스의 유적, 중국의 분묘에서 청동으로 만든 촛대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BC 3세기에는 이미 존재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1800년 초에 파라핀 초가 발명되면서 유백색의 밝은 초를 기계적으로 대량 생산하게 되었고 이 초가 바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양초이다.

촛불은 이처럼 시대를 초월해 항상 우리와 밀접했고 그로 인해 일상의 삶 속에서 촛불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기쁘거나 슬플 때 특히 그러했다. 생일케이크에도 촛불이 있고 영면하면 제일 먼저 촛불을 켰다. 특히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상징성으로 인해 인간의 양심을 나타내는 표상이기도 해 곧잘 시위 현장에 촛불이 등장했다. 그런 점에서 촛불행진은 평화적인 시위의 대명사가 됐다.

요즘 연일 계속되는 대규모 촛불시위로 인해 사회가 온통 뒤숭숭하다. 수만명의 시위자들이 국정의 난맥상에 대해 반발하면서 결집한 민초들의 뜻을 촛불에 담고 있다. 그 촛불이 최고 위정자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위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어 걱정이다.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생길까 봐서이다. 빠른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