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망원경을 통해 아름다운 별빛을 눈에 담아내던 창현이(12)가 놀라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창현이를 비롯해 이천 아미초등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옥상에 천문대가 있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학교 옥상의 천문대 덕분에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과 친구가 되었어요" 라며 학교 자랑을 늘어놓는다.
지난달 7일 수요일 저녁 7시 아미초등학교 옥상에는 '아미의 별 헤는 밤' 행사에 참가한 이 학교 5·6학년 학생 20여명이 토성과 화성 관측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 옥상에 자리잡은 지름 5.5의 주망원경 원형돔 안에 학생들이 들어서자 천장이 서서히 열리면서 별빛 가득한 밤하늘이 드러난다. 학생들은 놀라운듯 저마다 탄성을 쏟아낸다. 평소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전하영(10) 학생이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던 별들을 망원경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가슴이 벅차다" 며 즐거워했다. 김현숙(12) 학생도 "인터넷으로만 보아오던 '토성' 실제로 보게 되어서 너무 흥분이 된다" 며 "천문과 우주에 관련된 과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농촌의 초등학교에 천문대가 들어선 것은 전석길(66) 초대 교장 선생님의 과학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지난해 정년 퇴임한 선생님은 별과 우주에 관심이 높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천체관측시설이 부족한 사정을 설명하고 경기도교육청과 이천시청 관계자를 끈질기게 설득, 지원을 받아 지난 2004년 12월 천문대의 문을 열 수 있었다.
다양한 천체관측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의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 능력을 배양하고자 이 학교는 그동안 '아미의 별 헤는 밤'이라는 야간 천체관측 행사를 기획하여 꾸준히 운영,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천문대는 아미초등학교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타 지역의 학교 학생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다. 올해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주제체험학습장으로 지정받아 '아미의 별 헤는 밤 체험학습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내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과 학부모 및 교사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아미천문대에서 제공하는 천체관측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amistar.ba.ro) 를 통해 체험학습장 이용에 대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과학교육이 국가 발전의 열쇠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본교 이신성 교장은 "별과 우주의 신비를 체험함으로써 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고, 나아가 체계적인 천문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4억원을 더 투자해 최첨단 천문교육실을 만들 예정"이라며 "명실상부한 천문 교육의 으뜸명문으로서, 학생들에게는 과학교육의 장으로, 지역주민에게는 고장의 문화공간이자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