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8시 ○○○호로 모여라!"
남동구 남촌동에 사는 박주원(37·여)씨는 매주 화요일 이같은 메시지를 아파트 부녀회원들에게 발송한다.

카풀을 이용해 함께 장을 보러갈 동지(?)를 모으기 위해서다.

박씨는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지난 달부터 소비 주범인 아이들을 떼놓고 회원들과 함께 마트 마감시간 대에 장을 보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주부들의 소비활동이 지혜로워지고 있다. 알뜰 구매는 기본, 이웃을 도와 더불어 사는 시대를 여는 주부모임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축협주부대학 동창회원들은 지역농협과 직거래 체계를 구축해 시중보다 20%이상 저렴한 가격에 농축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인천지역 특산물에서 타 지역 특산물과 계절과일, 김장재료까지 직거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회원들은 또 아름다운 가게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가게의 물품을 구입, 소비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종교단체 주부들도 똘똘 뭉쳤다. 남구 관교동 J교회는 지난 6일 알뜰 바자회를 열어 마늘, 감자 등의 농산물과 생필품을 교인 및 이웃 주민들에게 시중보다 10~2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교회는 바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수익금을 지역내 예비 선교사 양성에 쓴다는 계획이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인천지회는 아나바다 장터와 직거래 장터를 개최해 회원들의 가계 부담을 덜고 있다.

이곳은 아나바다 장터를 통해 모아진 기금을 지자체에 기부해 소비를 통한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순복 지회장은 "주부들의 알뜰소비는 가계살림 뿐만 아니라 지역농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지회는 고물가시대 소비자의 권리 찾기를 위해 소비자물가 조사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