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만든 수원 최초의 공연장으로 화제를 모은 '삼호아트센터'가 어느덧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자리한 삼호아트센터는 도시개발대표그룹인 DSD삼호가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위해 옛 중부지방국세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337석의 규모로 만든 공연장이다.

개관한지 1년만에 수원시민들을 위한 문화쉼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삼호아트센터의 이윤희 이사장을 만나봤다. 그는 삼호아트센터를 '주민 밀착형 공연장'으로 정의했다.

"클래식 음악 뿐 아니라 퓨전 국악, 창작가곡, 갈라오페라, 한복패션쇼까지 다양한 무대가 삼호아트센터에서 펼쳐졌죠. 공연장이 아늑해 관객과 출연진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것이 다른 공연장과 차별된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눈높이 공연을 펼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감동을 서로 나누면서 그렇게 1년을 달려왔습니다. 딱히 무대에 설 기회가 없는 지역의 동호인, 단체, 아마추어 예술인들을 발굴해 이들에게 1달에 2번씩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해주기도 했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 사회에 이윤을 환원하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방법은 여러가지다. 장학금이나 불우이웃돕기 같은 쉬운(?) 방법도 있는데, 그는 왜 하필 티도 덜 나는 '문화'를 선택했을까. 의외로 "수원이 문화예술의 도시이기 때문"이라는 담백한 답이 돌아왔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잖아요. 문화가 국가 경쟁력의 척도라고 얘기될 정도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수원시민을 위해 손쉽게 고급예술과 문화를 생활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자금출혈이 많았다. 품격있는 정기공연을 위해 출연단체를 엄선하다보니 운영비, 출연료 등으로 벌써 10억원 가까운 자금이 투자됐다. 그래서 그는 "수원시가 좀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것봐라. 지역에도 이렇게 훌륭한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그런 사명감을 갖고 삼호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모든게 돈으로 직결되죠. 요즘 같이 분양시장이 얼어붙을 때, 매출 발생이 안될 때도 있는데 당장 자금이 없으면 삼호아트센터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잖아요. 이걸 대비해서라도 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줬으면 좋겠어요. 사전에 협의해서 쓸 용도에 맞게끔, 투명하게 집행하면 되니까 큰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삼호아트센터는 올해도 '지역사회'를 위한 행보를 계속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 최초로 입장금을 '성금제'로 운영한다는 것. 이렇게 걷힌 성금은 요양원이나 양로원 등에 보내질 악기나 노래방기기를 구입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다.

"천원의 위대한 힘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감동한 만큼 성금함에 천원을 넣어달라는 거죠. 이 돈은 운영사업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이니까 돈을 넣는 사람도 뿌듯하잖아요. 이것이 삼호아트센터가 설립된 취지를 살리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