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두 차례의 '연평해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그 사업에서 전장이 된 '연평도'는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평해전의 직접적인 원인이랄 수 있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앞바다의 꽃게 문제를 훤히 들여다보게 하고, 그 현장을 지켜내는 우리 병사들의 호흡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제2연평해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3부 요인 등 국가 주요 인사는 물론이고 역대 해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2함대 사령관 등도 모두 초청한다. 함정·전적비 등도 공개하고 관련 사진 전시회도 갖는다. 최근 있은 해군 행사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제1연평해전이 있었던 6월 15일엔 전승비를 2함대 사령부내에 세우고 기념식도 가졌다.
연평해전의 기념사업이 평택에서 열리는 것은 2함대 사령부가 인천에서 옮겨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대 사령부에서 갖는 기념행사는 말 그대로 행사에 그쳐야 한다는 게 인천시민의 일반적 생각이다. 행사는 부대 사령부에서 갖더라도 기념사업 만큼은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연평도가 빠져선 안된다는 얘기다.
특히 제1연평해전을 기념하는 전승비가 연평도에 세워져 있긴 한데, 이 또한 위치가 잘못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9년 11월 11일 해군은 연평도 당섬에 '연평해전 전승비'를 세웠다. 그러나 이 전승비는 해전이 있었던 방향과 정반대 쪽에 있다. 전승비문에 쓰여진 '…해군 장병들의 충정어린 감투 정신과 빛나는 무훈을 기리고자 전장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에 전승비를 세운다'는 말과도 맞지 않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옹진군이나 인천시 등이 나서 연평도를 안보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