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는 23일(한국시간)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골프장(파72·6천328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이븐파 71타에 그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을 2타차 2위(14언더파 274타)로 밀어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긴트리뷰트에서 우승한 이선화(21·CJ)에 이어 올 시즌 두 명의 우승자를 배출해 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받은 지은희는 상금랭킹 10위(47만 달러)로 올라섰고 앞으로 2년간 투어카드를 확보해 미국무대 정복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페테르센에 3타 뒤진 공동 2위로 동반 라운드를 펼친 지은희는 초반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예고했다.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3번(파4), 4번홀(파5)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낸 지은희는 5번홀(파3)에서 보기에 머물면서 페테르센에 2타차로 밀렸지만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1타차로 좁혔고 15번홀(파3)에서 또다시 버디를 낚아 보기에 그친 페테르센을 앞질렀다. 1타차로 경기를 뒤집은 지은희는 17번홀(파5)에서 페테르센이 4 버디를 집어넣자 3 버디로 응수했고 18번홀(파4)에선 오른쪽 러프에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파를 지켜내 보기로 홀아웃한 페테르센에 2타차 완승을 거뒀다.
이밖에 3타를 줄인 한희원(30·휠라코리아)과 4언더파 68타를 친 장정(28·기업은행)이 나란히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라 상위권 4명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졌다.
■ 지은희는 누구?
입문 6개월 만에 준우승 '두각' 프로전향후 조연서 주연 '우뚝'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53)씨의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잡은 지은희는 6개월만에 아마추어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2002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지은희는 유난히 유망주가 많았던 당시 여자 주니어 무대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그가 우승한 2002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출전 선수 명단에는 박희영(21·하나금융), 최나연(21·SK텔레콤), 임성아(24), 최혜정(23·카스코), 홍진주(25·SK에너지), 이지영(22·하이마트) 등 현재 LPGA 투어에서 함께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지은희는 가평종고 2학년 시절인 2003년 프로대회인 김영주 골프여자오픈에서 2위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 뛰어든 지은희는 2004년 2부 투어를 거쳐 2005년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 합류했지만 2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또 2007년 휘닉스파크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따낸 뒤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를 제패했지만 9승을 쓸어담은 신지애의 조연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은희는 지난해 에비앙마스터스, 브리티시여자오픈, 캐나다여자오픈, 그리고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에 출전 기회를 잡았고 브리티시여자오픈 공동 5위와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 준우승을 통해 25만 달러를 벌어들여 LPGA 투어 상금랭킹 52위에 올랐다.